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키덜트로 대표되는 '어른이'를 포함해 4050 세대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잘 육성된 캐릭터는 포토존, 굿즈,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확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특유의 '무해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들과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소통을 이어나간다. 하이트진로의 두꺼비나 서울시의 해치 등 기업과 지자체 할 것 없이 대표캐릭터를 만들고 그 안에 브랜드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아직도 열풍이 식지 않고 있는 에버랜드의 '푸바오'는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실제 동물로서 다양한 굿즈의 모티브가 된 사례. 팬데믹으로 힘들었던 시기,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많은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에서 태어난 '말마(MALMA)' 역시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장기화되는 팬데믹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자 말캐릭터에 일상 속 소소한 감정이나 사건들을 담아 본 것이 오늘의 '말마프렌즈'에 이르렀다.
'말마프렌즈'의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국마사회 CS마케팅부 박지연 주임은 "적토마에서 이름을 딴 '토마' 등 기존에도 마사회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있었지만, 어쩐지 '말'이 아닌 '소'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터라 좀 더 '말' 같으면서도 귀여운 느낌의 캐릭터를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말마'"라고 소개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세계 최고권위의 국제경주 우승을 끝으로 은퇴한 경주마 '말마'는 100억명의 팬클럽 회원을 가진 셀럽. 말마의 인터뷰에 큰 감명을 받고 팬클럽 1호 회원이 된 당근 '마그니', 제주도 5일장에서 각설이 타령으로 유명세를 타던 중 말마의 매니저로 전격 채용된 각설탕 '각설이'와 함께 말마프렌즈 유니버스를 이끌며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박 주임은 "말은 전 세계적으로 친숙한 동물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로고나 애니메이션 속 우아한 백마의 이미지 등을 주로 떠올린다. 그런데 말을 가까이서 접하다보면 의외로 장난끼 넘치는 귀여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말마'는 반쯤 감긴 눈에 무표정한 얼굴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무해함'으로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자 했다. 지친 퇴근길에도, 나른한 휴일 오후에도 말마를 보면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말마'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말마는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관람대 1층의 '놀라운지' 자판기를 통해 말마인형 키링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는 4월엔 더 다양한 굿즈가 담질 예정. 박 주임은 "다른 캐릭터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2026년은 말의 해로 말마프렌즈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실험적인 도전과 협업을 통해 말마프렌즈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상업 콘텐츠를 넘어 일상에 스며드는 동반자를 목표로 하는 '말마프렌즈'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