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산장애 '수수료 오부과 '빗썸'…최근 4년간 오류 횟수 최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2-19 08:30


악재의 연속이다. 기존 수수료의 100배 부과,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과징금 제재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얘기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 2위인 빗썸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초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에도 속도를 내왔다. 이용객 수 확대를 위한 코인거래소의 이용 편의성 확대 등이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는 빗썸의 시장점유율 확대, IPO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단순히 고객 모집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 확대를 넘어 고객 편의성과 신뢰도 확대를 위한 기업경쟁력 강화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18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빗썸에서 거래수수료 오부과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신규 가상자산인 스토리코인을 상장하면서 발생했다. 빗썸은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스토리코인을 거래(매수·매도)한 이용자들에게 4%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정상 수수료 0.04%의 100배 달한다. 빗썸은 거래수수료 오부과 사고가 전산장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14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에 대해 어제 오후 6시 30분에서 오후 7시 28분까지 잘못된 수수료가 적용됐고, 정상 수수료와 차액에 대해선 바로 환급 조치를 완료했다"고 공지했다. 또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화하겠다"며 "고객이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시간가량 거래된 금액은 수백억원 규모로 부과된 수수료도 수십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정확한 사고 발생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빗썸의 시스템 오류 등 전산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순이었다. 빗썸은 지난해 12월 3일에도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기간을 넓혀 보면 최근 4년간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고팍스, 코인원, 코빗) 중 빗썸의 시스템오류 가장 많았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는 총 71건이었고, 빗썸에서 42건이 발생했다. 나머지는 업비트(15건), 고팍스(11건), 코인원(2건), 코빗(1건) 순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최근 6년간 국내 4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개 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다운 및 오류 발생 시간은 총 42일 8시간 40분가량이었고, 빗썸은 38일 21시간 16분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대 거래소의 전체 오류 발생 시간의 약 93% 수준이다.

빗썸은 지난 1월 '2025년 장애율 0% 선언' 공지를 올린 바 있다. 공지 3일 만에 게시물을 내렸지만,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고객 신뢰도를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상화폐가 24시간 거래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거래서의 접속 장애 등은 이용자의 직간접적인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IPO를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서비스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산장애 등 시스템 관련 문제 외에 빗썸의 하반기 IPO 추진 계획에 걸림돌은 또 있다.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최근 지배구조 관련 투명성에 대한 제재를 받은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제2차 회의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로 비덴트에 46억5000만원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비덴트가 2020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빗썸 관계사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강종현씨의 차명 보유 주식 매수와 관련 회사와의 거래를 특수관계자거래 주석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강종현씨의 관련 채무 800억원을 주석에 미기재한 점도 지적됐다.

과징금 처분에 따른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경우 IPO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의 경영 투명성은 IPO의 주요 심사 대상 중 하나다. 빗썸은 IPO를 위해 지난해 9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용자 수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업계 안팎에선 빗썸의 IPO 추진에 속도가 붙기 위해선 일회성 고객 확대 프로모션을 넘어 서버 확장을 비롯한 편의성 강화 등의 서비스 경쟁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빗썸을 "최근 수수료 오부과 사고는 전산장애에 따른 것으로 홈페이지에 공지를 통해 공식입장을 전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PO와 관련해선 "여려가지 내용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히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