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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고' 포스코이앤씨, 안전불감증 논란…안전 경영 실효성 의문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4-16 08:02


포스코이앤씨가 안전불감증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10월 신안선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다양한 공사 현장에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 경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헛구호로 끝난 셈이다. 일각에선 건설사 신뢰도의 중요 척도가 될 수 있는 안전 경영 의지와 관리 능력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안전 경영 관리는 올해 초 내부 승진을 통해 회사를 이끄는 정희민 사장의 경영 능력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15일 건설업계와 포스코이앤씨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신안선 5-2공구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터널 내부 기둥에 균열이 발생, 일부 구간이 붕괴하며 현장에 있던 작업자를 덮쳤다. 사고 초기 근로자 19명 중 대부분은 무사히 대피했지만, 2명이 실종·고립됐다. 이후 1명은 구조됐고, 아직 1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상악화 등에 따라 수색 작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으며, 추가 붕괴 위험 가능성 등이 제기됨에 따라 소방당국 등은 최대한 안전하게 구출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사고 발생 원인으로 안전 관리 부실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차례 공사 현장 붕괴 사고과 관련해 지반침하(땅 꺼짐)에 대한 경고가 있었고, 사고 직전에는 터널 중앙기둥 파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4월10일 오후 9시 50분 투아치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기둥의 균열에 따른 붕괴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사고는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인재에 가깝다는 지적적도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동안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안전 경영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진 상태다. 최근 사고에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 한 바 있다. 당시 굴삭기가 철근을 옮기던 과정에서 철근이 떨어지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선 공사 현장 외에도 다수의 공사 현장에서 지난 1년간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1월에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하청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재건축 현장에서 보행로가 무너져 시민 3명이 다쳤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 공사 현장에서는 감전 사고로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의 일부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발생한 신안산선 공구 공사 현장 사고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안팎에선 현장 점검 이후 붕괴할 때까지 국토교통부 등의 후속 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사비를 줄이고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작업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안전사고는 포스코이앤씨의 기업 경쟁력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부실시공과 안전관리 소홀은 건설사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활동에도 제약 요소가 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에 따라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안전·보건 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초부터 정희민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내부 출신으로 건설전문가로 건설사 가운데 낮은 수준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사업 수주 등 외형 성장에 경영 전략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전과 품질 최우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해 향후 경영전략 수립 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임기 전 발생한 안전사고의 경우 도의적 책임 측면의 문제였다면, 최근 사고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발생한 신안산선 공사 구간 사고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안전관리 소홀 및 안전관리 운영 규정 등을 따지기보다 우선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 중인 터널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관계 당국의 구조 및 조사 활동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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