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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박지웅 교수 연구팀이 피부 질환 중 하나인 '켈로이드'의 발생 기전을 근본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에 박지웅 교수 연구팀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으며, 켈로이드 발생에 있어 '기계적 자극 전달' 과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피부가 외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고 세포 내 신호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세포의 증식이나 섬유조직 형성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ROCK1(Rho-associated kinase 1)'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연구에 따르면, 켈로이드 환자의 섬유아세포에 기계적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 ROCK1 단백질의 발현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과도한 세포 증식과 섬유조직 생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ROCK1 억제제를 처리하면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액틴 필라멘트(actin filament)의 형성이 억제되고, 섬유화 관련 단백질들의 발현도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세포의 성장과 섬유화 조절에 관여하는 YAP/TAZ 신호전달 경로도 억제되며, 콜라겐 생성 역시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켈로이드의 병태생리 경로를 '기계적 자극(mechanosensing) → ROCK1 신호 활성화(mechanotransduction) → 섬유화 반응(mechanoresponse)'으로 명확히 정리하며, 현재의 증상 완화 위주의 치료법에서 벗어나 질환의 '원인'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박지웅 교수는 "기존 치료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흉터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정됐다면, 이번 연구는 켈로이드의 발생을 유도하는 근본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라며 "향후 전임상 및 임상 연구를 거쳐 ROCK1 억제제가 실용화된다면, 켈로이드는 물론 심장 및 폐 섬유화와 같은 다른 난치성 섬유질환 치료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피부관련 학회지인 영국피부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Impact factor:11)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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