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세라티가 페라리와 확실한 차별점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운전의 편리함이네..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고성능 전기차인데도 승차감이 편안하면서도 마세라티 특유의 우렁찬 디지털 배기음이 놀랍네!”
이탈리안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 첫 전기차 ‘그란카브리오 폴고레(GranCabrio Folgore)’와 네튜노 V6 3.0 터보 심장을 엊은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모델를 시승했다.
서울 도심과 인천 영종도를 오가며 약 4시간 시승을 하면서 마세라티의 매력뿐 아니라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내연기관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는 550마력, 폴고레 전기차는 모터 합산 무려 778마력을 발휘한다. 대신 트로페오가 폴고레(2425kg)보다 차체 중량이 530kg 가벼워 실제 체감하는 가속력은 엇비슷하다. 물론 제로백은 폴고레가 2.7초로 트로페오 3.5초를 훨씬 능가한다.
우선 그란카브리오 외관이다. 마세라티하면 뭐니뭐니해도 전면 삼지창 로고가 떠오른다. 긴 보닛과 슬림한 노즈는 클래식한 슈퍼카를 연상시킨다. 마세라티 새로운 라이트 시그니처인 수직형 라이트를 적용해 스포티함을 더했다.
폴고레의 경우 전용 스플리터, 다이아몬드 컷팅 블랙 전용 휠과 프론트 디퓨저를 새롭게 디자인해 공기저항계수를 내연기관 버전 대비 7% 개선해 주행가능거리를 늘렸다.
측면 비율은 이탈리안 디자인의 특유의 볼륨과 비례미를 제대로 살려냈다. 루프 라인은 역동적으로 떨어져 C필러의 유려한 곡선을 강조한다.후면은 근육질사이드 라인과 함께 컨버터블 특유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트렁크는 컨버터블이라 작은 가방 2개 정도 수납이 가능하다.
그란카브리오는 소프트탑을 장착해 기분 좋은 오픈 에어링을 만끽할 수 있다. 소프트탑은 시속 50km까지 작동이 가능하다. 개방에 걸리는 시간은 14초다.
루프는 터치 버튼 또는 손가락 제스처로 간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다. 넥 워머를 기본으로 탑재해 겨울철 루프를 열고 주행해도 운전자와 동승자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실내에는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다기능 공조 디스플레이, 12.2인치 디지털 대시보드가 달려 있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시계, 디지털 리어뷰 미러 등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신소재 에코닐을 적용한 시트와 실내 소재는 무척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에코닐은 바다에서 수거한 폐 그물을 활용해 재생한 나일론이다. 하이엔드 가죽 제품 공정에 사용되는 고주파 가죽 프린팅 기술을 자동차에 최초로 도입했다.폴고레는 실내에 세계 최초로 레이저 가공 기법을 적용했다. 대시보드 마감과 도어 안쪽에 인상적인 문양이 돋보인다.
두 모델 모두 에어 서스펜션, 전자식 댐핑 컨트롤, 전자식 디퍼렌셜을 장착했다. 고속 주행 시 차체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주행 속도에 따라 차고를 자동으로 낮춰 공기 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극대화한다.직선 구간은 물론 차선 변경이나 고속 코너링 시에도 탁월한 주행 안정성과 정밀한 조향 성능을 즐길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시승이다. 도심은 에어 서스펜션의 편안한 승차감을 즐기고 영종도 코스는 직선 위주라 초고속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에서는 마세라티 특유의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
먼저 폴고레 차례다. 시동버튼은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하게 핸들 좌측에 버튼으로 달려 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마자 도로 위에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자랑한다.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토크가 악셀을 밟자마자 쏟아져 나온다.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800V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특이한 것은 전륜 1개, 후륜 2개 등 총 3개의 300kW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모터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 E’ 레이스카에 장착된 전기 모터를 기반으로 개발돼 모터스포츠 DNA를 계승했다. 후륜구동 모드에서도 전체 출력 100%를 사용할 수 있다. 공차중량이 2.32톤에 달하지만 드리프트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하나의 후륜 휠에 최대 400마력까지 전달이 가능하다.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최고속도는 290km다. 복합 기준 1회 충전 시 321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GT, 스포트와 서킷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코르사(CORSA) 모드까지 4 가지다. 여기에 폴고레는 맥스 레인지 모드가 추가됐다. GT 모드부터 디지털 배기음이 우렁차게 쏟아진다. 악셀을 밟을 재미가 소록소록 솟아난다.
승차감은 단단함이 기본이지만 생각보다 부드럽다. 운전이 편안하면서도 즐겁다. 700마력대 슈퍼카로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운전이 쉽다. 에어 서스펜션이라 웬만한 방지턱을 제대로 걸러낸다.
또 다른 매력은 마세라티 특유의 엔진음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V8 엔진의 전통적인 사운드를 디지털 음향 기술로 재현한 것이다.폴고레는 정숙한 전기차지만 배기음 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들려온다. 아이오닉 5N 만큼 과격하지는 않지만 중저음의 디지털 배기음을 제대로 들을수 있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속도를 줄이면서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회생제동 강도는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을 통해 주행 중에도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이번에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스템을 사용해봤다. 차선유지부터 앞차와의 거리 유지, 제동까지 완벽에 가깝게 작동한다.
오디오는 이탈리아 브랜드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시스템이 달려 있다. 배기음에 걸맞게 중저음 재현이 환상적이다. 운전 중에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내연기관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로 갈아탔다. 진정한 매력은 진짜 엔진과 배기음이다. 마세라티 만큼 우렁차면서도 진중한 배기음이 있을까. 기자는 마세라티 최고의 매력을 이탈리안 디자인과 배기음으로 정의하고 싶다,
내연기관이지만 500마력이 넘는 가속력 없이 나무랄 게 없다.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공차 중량은1895kg으로 비교적 가볍다. 가속력이 폭발적이다. 우렁찬 배기음 이외에 잡소리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트로페오 최고속도는 320km,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3.5초가 걸릴 뿐이다.
연비도 생각보다 준수하다. 거세게 몰아 붙이면 5km/L, 정속주행을 하면 9km/L 이상이 나온다. 복합 주행에서도 7km/L 수준을 유지했다.
그란카브리오는 컨버터블 답게 탑을 오픈했을 때 가장 멋지다. 여기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오픈 에어링의 매력이 더해진다. 그렇다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폭발적인 가속력에 완벽한 정숙성, 그리고 디지털 배기음을 즐기고 싶다면 폴고레가 매력이다.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가격은 2억8380만원으로 트로페오(3억1670만원)보다 3000만원 이상저렴하다.
트로페오는 진정한 마제라티의 배기음이 운전자를 환상의 세계로 몰고 간다. 배기음에 맞춰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다. 여기에 차체가 가벼워 실제 체감하는 가속력은 폴고레에 못지 않다.
아쉽게도 내연기관 시대가급격히 저물고 있다. 시승을 마치고 마지막 내연기관 트로페오가 자꾸 눈에 떠오르는 것은 우렁찬 진짜 배기음의 아쉬움 때문일까.마세라티 코리아는 앞으로 네튜노 엔진을 얹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다.
한 줄 평
장 점 : 정말 승차감이 편안하면서도 운전이 재밌다..폴고레 디지털 배기음은 또다른 매력
단 점 : 한국에서 마세라티 브랜드 위치는.. 2억원대 후반이면 경쟁차가 너무 많다
영종도=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