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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매출 목표 차질…GGM 일본 수출도 우려
완전 진화에 수일 예상…대기 유해화학물질 미검출
이 불로 직원 1명과 소방관 2명이 다치고, 직원 400여 명이 대피해 타이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도심 공장의 대형 화재로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가 확산하면서 시민 불안도 커졌지만, 진화까지는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원재료 혼합 공정서 시작…국가소방동원령
이날 오전 7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여러 건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초기부터 순차적으로 발령한 대응 1·2단계를 오전 10시 국가소방동원령으로 격상해 진화 중이다.
20대 남성 직원 1명이 다리를 크게 다쳐 건물 안에 한때 고립됐다가 오전 8시 59분께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또 50대 남성 소방관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30대 남성 소방관도 머리에 상처를 입는 등 지금까지 총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업 중이던 직원 400여 명은 대피해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난 건물은 전체 10개의 생산 공정 가운데 타이어 원재료인 생고무와 화학 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으로 지목됐다.
고무를 예열하는 장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꽃이 튀면서 주변의 가연성 물질에 옮겨붙었다.
직원들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이 커지면서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건물은 붕괴가 시작됐고, 불길은 옆 건물로도 번졌다.
옆 건물 안에는 위험물질이 보관돼 있어, 건물 내부로 진입했던 소방대원들이 전원 밖으로 철수해 불길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 진화에 수일 예상…공장 절반가량 소실 위기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를 완전 진압하기까지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불이 난 건물 안에 생고무 20t 등 다량의 가연성 물질이 보관 중이었는데, 적재물들이 완전히 불에 타야 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전에 있는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2023년 발생했던 화재도 비슷한 여건 탓에 발생 나흘째에 완전 진화가 이뤄졌다.
당국은 해가 저물자 밤샘 진화 체계로 전환했고, 장시간 진화에 대비해 소방용수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연수를 활용하고자 산림청 헬기를 지원받아 인근 강물을 화재 현장에 살포하고 있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용수 부족을 우려해 인근 주민들에게 수돗물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안전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광주공장은 편의상 서쪽 공장(2공장)과 남쪽 공장(1공장) 등 2개 구획으로 구분하는데, 오후 7시 기준 축구장 5개 규모인 서쪽 공장의 약 75%가 불에 탔다.
서쪽 공장의 나머지 25%에는 완제품 공정이 있는데, 당국은 불길이 이곳까지 확산하지 않도록 차단선을 구축했다.
서쪽 공장과 물리적 간격을 두고 떨어진 남쪽 공장으로도 아직 불길이 번지지 않고 있다.
화재 현장과 불과 1㎞ 떨어진 광주송정역 또한 여파를 주시하고 있는데, KTX 등 열차 운행에 차질은 아직 없다.
◇ 생산 전면 중단…5조 매출 목표에 차질
금호타이어는 현장 수습이 끝날 때까지 광주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 공장은 금호타이어가 국내에서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총 2천730만개의 타이어 중 약 58%인 1천6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현재 하루 평균 생산량은 3만3천개다.
타이어 생산 중단에 따른 광주 지역 완성차 공장의 차질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금호·한국·넥센 등 복수업체를 통해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어 차 생산에 문제가 없고, 일부 재고 물량도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또한 한국·금호·넥센 등으로부터 타이어를 공급받아 생산 문제는 없다.
다만, GGM 일본 수출 물량(전기차 400대)의 경우 금호타이어 생산 타이어를 사용해 차질이 우려된다.
광주에는 금호타이어 협력업체가 없어 하청 문제는 없다고 광주시는 밝혔다.
불이 꺼진 뒤에도 화재로 소실된 설비 복구에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4조5천381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쓴 금호타이어는 올해 이를 뛰어넘는 5조원의 매출 달성 목표를 세웠는데 차질이 불가피하다.
광산구 송정동과 소촌동 도심에 걸쳐 있는 대형 공장에서 큰불이 나면서 다량의 검은 연기가 확산해 인근 거주민 일부가 대피했다.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400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가 마련돼 오후 7시 현재 35세대 74명의 주민이 도착했다.
일제 대피령이 내려지지는 않았고, 검은 연기와 분진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접 4개 아파트단지의 총 600세대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
매캐한 내음이 화재 현장으로부터 4㎞ 이상 떨어진 서구 도심까지 퍼지고 있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도심 하늘을 덮은 검은 연기는 10㎞ 이상 떨어진 광주 동구·남구·북구, 전남 나주에서도 목격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광주시 등이 매시간 측정하는 대기질 상태에서 다행히 현재까지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금호타이어 공장 인접 32개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보건용 마스크 1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에 쓰였던 오염수도 발생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영산강과 황룡강 합류부와 맞닿은 곳에 자리하는데, 당국은 오염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공장 내 우수관로를 차단하고 오일펜스 등을 배수문 주변에 설치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환경단체 등도 오염수 유출 차단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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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