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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45세 남성 A씨는 심한 코골이로 인해 아내와 각방을 쓰고 있다. 밤마다 시끄러워 잠을 설친다는 아내의 불만 때문이다.
#. 54세 여성 B씨는 잠을 많이 자는데도 아침마다 피곤함을 느낀다. 간혹 자다가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에 잠이 깨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수면 중 호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남성이 80.5%로 대다수였고, 여성은 19.5%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남성이 21.5%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30대 남성이 20.1%였으며, 여성은 60대 여성이 5.3%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이 5.1%로 뒤를 이었다.
◇1시간에 5회 이상 무호흡 땐 의심…급성심장정지 위험 76%까지 증가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증상은 수면 중 호흡 중단, 주간 졸림증, 집중력 저하, 코골이, 아침 두통 등이 있다.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1시간에 5회 이상 무호흡 증상이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심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세대 차경철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혈관질환이 없는 18~64세의 연령층에서 급성심장정지 위험도가 76%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발생 위험을 3배, 부정맥 발생 위험을 2~4배,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4배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비만은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상기도(기도에서 기관지·후두·인두·코안이 있는 부위)를 좁히고, 기도를 지탱하는 근육의 기능을 약화시켜 무호흡을 유발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수면무호흡증이 더 잘 발생하는데 목과 기도 근육이 감소할 뿐 아니라 목 주위의 지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 큰 혀나 큰 편도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도 상기도의 구조적인 문제로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약 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수면 전 음주는 목 근육의 힘을 저하시키고, 흡연은 기도를 자극해 유발할 수 있다.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안상현 과장은 "수면무호흡증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소견을 보이는데, 남성은 비교적 젊은 30대부터, 여성은 폐경 후에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0~95%에서 코골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수면 시 좁아진 기도로 공기가 빠르게 통과하며 주변 조직에 진동을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수면다원검사로 진단…생활습관 개선과 수면 중 양압기 착용으로 완화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 수면 관련 설문지 작성과 함께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는 저녁에 입원해 조용한 방에서 평소처럼 수면한 뒤, 다음 날 아침에 퇴원하는 방식이다. 검사 시에는 센서를 부착해 뇌파, 안구 운동, 근전도, 심전도, 코골이, 혈압, 호흡, 호흡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며, CCTV를 통해 수면 중 이상행동 여부도 확인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중증도를 판단하고, 맞춤형 치료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치료는 크게 수술적인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방법이 있다.
상기도 구조의 해부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비수술적 치료는 우선 적정 체중 유지, 식이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있다. 다만 치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면 중 양압기 착용을 권유하게 된다. 양압기는 코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를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장치다.
◇체중 10%만 감량해도 증상 26% 줄어…상기도 근육 강화도 도움
수면무호흡증의 개선과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 체중 유지다.
체중의 10%만 감량해도 수면무호흡 지수가 약 26%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를 위해 빠르게 걷기, 줄넘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1시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상기도 근육 강화 운동도 코골이·수면무호흡 개선에 도움이 된다.
운동법을 보면 입을 다문 상태에서 혀로 볼의 좌우, 치아 위아래를 힘껏 밀며 10초간 유지한다.
또한 숟가락을 손에 들고 입 앞에 위치한 후 혀를 내밀어 숟가락과 밀기 싸움을 하듯 10초간 버틴다.
이어 각설탕 또는 호두 1개(약 3g)를 올려놓은 숟가락 손잡이 부분을 입술로 물고 10초간 유지한다. 이 세 가지 운동법을 모두 하루 5회씩 하면 도움이 된다.
옆으로 자는 자세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유지할 경우 근골격계에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밖에 금연과 금주, 수면제 및 안정제 복용 최소화도 권장된다.
안상현 과장은 "수면무호흡증은 사회생활의 제약 및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면서 "평소 증상이 관찰된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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