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가 의료계 건의에 따라 사직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을 허용하면서 주요 수련병원들이 일제히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에, 삼성서울병원은 이보다 하루 앞선 26일에 각각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5개 병원 모두 오는 30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은 터라, 각 병원은 이번 추가 모집에서 대규모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천672명으로, 의정 갈등 이전의 12.4% 수준에 불과해 1만명 넘는 자리가 비어 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 120여곳은 이번 추가 모집에서 인턴 3천157명, 레지던트 1만1천299명 등 1만4천456명을 뽑는다.
일각에선 전문의 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고연차를 중심으로 다수가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수련 마지막 해인 3∼4년차 레지던트는 이번에 복귀하면 내달 1일부터 수련을 개시해 내년 5월 31일까지 수련을 마치면 된다. 내년 초로 예정된 전문의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다.
통상 수련 기간은 매년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지만, 추가 모집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수련받아도 정상 수련으로 인정받는다.
더욱이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이번 추가 모집을 통해 복귀할 경우 수련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병원은 미필 사직 전공의들이 입영 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병무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울러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추가 모집에 지원하는 인턴의 수련 기간을 3개월 단축해달라고 건의하는 공문을 이날 보건복지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턴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여 내년 3월에 레지던트 1년차 수련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수련병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이 얼마나 추가 모집에 응시할지는 미지수다.
빅5 병원의 추가 모집이 이날 시작됐고 접수 기간도 일주일가량 남은 터라 현장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사직 전공의 대부분은 수련특례와 입영특례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모집에도 응시하지 않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아직은 문의 자체가 거의 없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바뀐 게 없는데 돌아가야 하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복귀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