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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 외면하는 북한…'두 국가론' 영향 추정

기사입력 2025-05-24 12:14

[조선중앙TV화면=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5.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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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아무런 언급 없어…"무시·무관심 전략"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대통령 선거까지 열흘 남은 시점까지 북한이 이와 관련한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표방하는 이른바 '두 국가론'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24일 오전까지 남측 대선과 관련해 당국자 발언은 물론 보도조차 없다.

2022년 3월 치러진 20대 대선 때만 하더라도 북한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후보들을 비방하는 보도를 이어왔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2021년 11월 각 당 후보를 썩은 술, 덜 익은 술, 잡탕술 등 술에 비유하면서 싸잡아 비난했다.

대선에 가까워졌던 2022년 2월 초에는 선전매체 '려명'이 "동족을 헐뜯어서라도 지지표를 긁어모아 보려는 남조선 정객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른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남조선에서 권력을 거머쥐기 위한 대선후보들 간의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고 비방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의 보도는 아니었으나 북한이 남측 대선을 주시하면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내달 치러질 21대 대선을 앞두고는 그런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2023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 내놓은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바탕을 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된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은 남측과 관련된 각종 시설물을 철거하고 대남기구들을 잇달아 폐지했다. 대남선전매체들도 사라졌으며 군사분계선(MDL)에 방벽을 쌓는 등 남측과 단절하기 위한 갖가지 조치들을 이어왔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속으로야 관심이 있을지언정 대외적으로 표출하지 않는 것 역시 이런 '두 국가론' 관철과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서로 간섭없이 살자고 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의 틀 안에서 일종의 무시와 무관심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무력시위 역시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들어 1월에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쏘고 3월과 5월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무기 개발이나 대러 수출을 염두에 둔 행보였고 미국이나 한국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은 옅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러시아와의 협력이 순항 중이며 이를 통해 얻을 것이 많은 상황에서 구태여 스스로 변수를 만들지 않고, 남측 대선이라는 외부 요인이 북러 관계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언급을 삼간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 총장은 "북러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또한 북한은 북미대화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중일 텐데, 긴장 조성이 북미대화 성사에 유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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