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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1970년대 동해상에서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한 뒤 반공법 위반죄로 처벌받은 '탁성호' 선원들이 재심을 받는다.
재심 대상자들은 1971년 8월 동해상에서 납북됐다가 이듬해 9월 귀환한 여수 선적 탁성호 선장과 선원들이다.
이들은 속초항으로 귀환하자마자 속초시청 회의실에서 구금돼 합동 신문을 받고 여수경찰서로 넘겨진 뒤에도 계속 구금된 상태로 조사받았다.
1972년 11월 선장은 징역 2년, 기관사·사무장·선원 등 나머지 21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영세 어민인 재심 대상자들과 그 가족은 납북, 귀환, 구금, 수사, 재판 등 과정에서 고초를 겪고 석방 후에도 간첩, 빨갱이 등 낙인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다.
검찰은 귀환 직후부터 구속영장 발부·집행까지 영장 없이 불법 구금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명백한 절차상 위법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순천지청은 지난해 7월 대검찰청으로부터 직권 재심 청구 검토 지시를 받고 사건 기록, 판결문 등을 검토해 생존자 1명, 고인이 된 21명의 인적 사항과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탁성호 납북 귀환 어부 사건 피고인 31명 중 나머지 9명은 유가족의 청구에 따라 재심이 개시돼 무죄가 확정됐다.
순천지청 관계자는 "직권 재심 청구로 피고인이나 유가족이 스스로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사 사건에서 피해를 본 국민들의 명예 회복과 권리구제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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