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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최근 인적분할로 논란을 빚은 제약사 파마리서치가 사실상 '중복상장'을 추진해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소수주주의 지적이 나왔다.
파마리서치는 미용 의료기기 및 화장품 상품인 '리쥬란'으로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회사 측은 지난 13일 분할존속회사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를 두고, 의약품·화장품 등 종전 사업을 모두 이전받는 신설 회사 '파마리서치'(가칭)을 만든다며 인적분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시장에선 존속회사인 파마리서치홀딩스의 분할 비율이 75% 수준으로 높아 최대 주주에 유리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17% 넘게 하락했다.
머스트운용은 의견서에서 "파마리서치는 분할되는 두 회사의 신주인수권이 종전의 전체 주주에게 주어지는 인적분할을 택해, 자본시장에서 문제 됐던 물적분할과 다르다는 주장을 펴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적분할 뒤 현물출자로 모회사·자회사를 모두 상장시키는 지배구조를 계획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이어 "신주인수권 관련 차이점이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중복상장이며 본래 기업가치보다 할인돼 시장에서 거래될 수밖에 없다"며 "애초 지주회사가 필요했다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을 하고 해당 자회사는 재상장을 안 했으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트운용은 해당 조처가 대주주 지분율을 종전의 약 30%에서 크게 높여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회사의 거버넌스(지배구조)는 더 나쁘게 만드는 결과를 빚었다고 비판했다.
머스트운용은 "이번 분할 결정이 전체의 주주를 위한 결정인지 대주주만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향후 상법이 개정되면 회사의 의사결정이 전체 주주에 충실한 것이었는지 물어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논란에도 불구하고 16일 실적 및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증권가 호평에 힘입어 전장 대비 5.65% 오른 45만8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수의 증권사는 리쥬란의 글로벌 성장세가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신설 법인의 장기 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파마리서치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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