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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비만과 운동 부족 등으로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2형 당뇨병 환자가 정신질환을 동반할 경우 자살 위험이 최대 3.2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당뇨병 환자 87만 5671명을 2021년까지 조사한 결과, 2형 당뇨병 환자가 조현병 동반 시 자살위험이 3.24배 높았다. 그 외 정실질환으로 양극성 장애 2.47배, 우울증 2.08배, 불면증 2.03배, 불안장애 1.63배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정신질환 동반군에서는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 또한 유의하게 높아, 정신건강이 당뇨병 환자의 생존율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8위의 질환이다.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등의 고위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 관리가 필수다.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으로 1형·2형 등으로 나뉜다.
한국인의 당뇨병은 대부분 2형이며, 내장지방이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2형 당뇨병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20~30대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의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보인다.
제1저자 의정부성모병원 백한상 교수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우울, 불면, 불안 등 정신질환이 유발되기 쉬우며, 반대로 정신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자기관리나 약물 순응도가 떨어져 다시 혈당 조절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당뇨병 치료에 있어 정신건강에 대한 선제적 개입과 지속적인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 요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자료로서, 향후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 임상 지침 개정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교신저자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이 뇌 포도당 대사 변화와 신경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정신질환과 같이 만성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상호 기전이 제시됐지만, 병태 생리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는 고령, 저소득, 인슐린 사용 등이 확인된 만큼, 이러한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정신건강 평가와 상담 개입이 표준 진료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본 연구는 세부 정신건강질환별로 2형 당뇨병 발병 시 자살위험도의 증가를 다면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양방향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각 방향의 가중치를 추가적으로 탐색하고, 정신건강질환에 대한 치료적 개입이 2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 관련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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