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각종 비리로 얼룩졌던 중국 소림사가 대대적인 개혁을 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중국 IT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문화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번 개혁은 성추문과 자금 유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전 주지 스융신의 퇴진 이후, 새로 부임한 스인러 주지에 의해 단행됐다.
또한 소림사 무술단의 해외 공연과 문화상품 판매,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모두 중단됐다.
승려들의 자질을 평가하기 위한 '하위 탈락제'도 도입했는데, 3개월 연속 평가에서 탈락할 경우 퇴출될 수 있다.
새로운 규율에 따라 승려들은 새벽 4시 30분에 기도를 시작하고, 이후 농사와 무예 수련을 이어간다.
휴대폰은 중앙 보관소에 맡겨야 하며, 모든 오락 활동은 금지된다. TV 등 시청 시간은 하루 30분으로 제한되었고, 식단은 주로 채소 위주로 구성되며 두부는 주 1회만 허용된다.
대대적인 개혁은 승려들과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새 주지 부임 후 단 일주일 만에 30명 이상이 사찰을 떠났다. 다만 이들이 다른 사찰로 옮겼는지 아니면 완전히 승려 생활을 접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젊은 승려는 경전을 읽기 위해 사용하던 휴대폰을 압수당한 것에 대해 "팔 하나를 잃은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이는 "채소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난다"고 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제야 진짜 수행자가 누구인지 걸러진다", "돈을 따르던 자들이 떠나는 건 좋은 일이다", "방문객들이 소림사 승려들의 고된 삶을 보면 자기 인생이 나쁘지 않다고 느낄 것"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