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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베개에 쓰인 구조 신호를 발견한 배달 기사 덕분에 방에 갇힌 여성이 30시간 만에 구조됐다.
경찰은 인근 호텔 직원의 도움으로 베개의 디자인을 알아본 뒤, 이를 6번 건물 25층의 한 홈스테이로 추정했다. 숫자 '625'가 해당 건물의 층수와 호수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범죄나 납치 사건으로 의심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자, 결국 강제로 문을 열었다.
저우씨는 휴대전화도 거실에 두고 있어 외부와 연락이 불가능했고, 문을 두드리거나 발을 구르며 이웃에게 알리려 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창밖으로 빨간 옷을 내걸고, 침대에서 떼어낸 스티로폼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등 여러 신호를 보냈지만 효과가 없었다.
물, 음식, 화장실 없이 30시간을 버틴 저우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공포를 겪었고,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피로 '110 625'를 베개에 적은 뒤 창밖으로 던졌다.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 가족을 만난 것처럼 기뻤다"는 그녀는 구조 후 감사의 뜻으로 장씨에게 1000위안(약 19만원)을 건네려 했다.
하지만 장씨는 정중히 거절하며 "그저 작은 선행이었을 뿐"이라며 "누구라도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근무 중이던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으로부터 '선구자 라이더(Pioneer Rider)'라는 명예 칭호와 함께 2000위안(약 38만원)의 보상을 받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