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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에 전국 대학병원 모처럼 '활기'…환자들도 반색(종합)

기사입력 2025-09-01 17:06

[촬영 김준태]
[김솔 촬영]
[촬영 이율립]
[촬영 조현영]
수련 재개 위해 상당수 현장 복귀…의료 정상화 기대

"수술 빨라지길"…진료 밀릴까 불안 떨던 환자들 안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수련 재개를 위해 상당수 복귀하면서 1일 대학병원은 간만에 젊은 의사들로 활기를 띠었다.

그간 예약·진료가 밀릴까 불안에 떨던 환자들은 환영의 뜻과 함께 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는 상당수의 전공의가 복귀해 근무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주대병원 소속 전문의인 A 교수는 "진료과별로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진료과의 경우 복귀를 지원한 사직 전공의들이 모두 돌아와 오늘부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은 레지던트 75명과 인턴 17명이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은 주황색 전공의 명찰을 목에 걸고 흰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들로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서울 대형 병원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전공의처럼 보이는 의사 가운을 입은 청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과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도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는 젊은 의사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캠퍼스에 돌아오면서, 부산대 의과대학이 있는 양산캠퍼스와 충북대 의과대학도 학생들로 북적였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은 기대감과 안도감을 드러냈다.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의 신장 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한 어머니는 "이식을 받기 위해 7월 초부터 입원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수술받을 사람이 많아서 대기 중인데 전공의가 복귀하면 더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장 판막 수술과 허리 수술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받은 김영화(88)씨는 전공의 복귀 소식에 "반가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씨는 "우리 교수님들은 오래된 교수님이라 걱정은 없었지만, 의사들이 좋은 일을 하는 데 파업이 이뤄지니깐 맘이 좋지 않았었다"고 했다.

신촌 세브란스에서 심장질환 관련 진료를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내원했다는 김 모씨도 "익산에서 올라왔는데, 그간 운이 좋아 이곳의 예약은 밀리지 않았지만, 지역 대학병원은 상황이 심각했다"이라며 "(전공의가 늘어) 앞으로 예약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주대병원 심장혈관 흉부외과에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수원시민 심모(75)씨는 의정 사태로 예약에 지장은 없었다면서도 "의료진이 늘어나는 것이니 일단 다행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아주대병원 환자 B씨는 "주변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탓에 수술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느낀 지인들이 많았다"며 "얼른 사태가 정상화해서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상당수 복귀하면서 격무에 시달렸던 교수들의 근무 상황은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아주대병원 C 교수는 "한동안 고령의 전문의까지 당직을 서야 해 부담이 컸는데, 전공의들 복귀로 당직 체계도 다시 정상화했다"며 "진료지원(PA)들과 근무하다가 전공의와 호흡을 맞춰야 하다 보니 적응도 필요하겠으나, 복귀로 인한 순기능이 훨씬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의정사태에서 달라졌던 PA 간호사와 전공의들 간 업무 범위를 신속하게 다시 조정하는 문제와 의료사태를 거치며 악화된 전공의들과 교수 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학사와 관련 밀렸던 학점을 단기간에 채우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다른 과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솔 박성제 조현영 김준태 이율립 박건영 기자)

hyun0@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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