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5m 매대에 파스만 수십여종…광주 첫 창고형 약국 개점

기사입력 2025-09-30 13:17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30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창고형 약국에서 시민이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해당 약국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대량으로 진열·판매하는 창고형 약국으로, 광주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2025.9.30 in@yna.co.kr
3천∼4천종 약품 한눈에…자정까지 영업도 장점으로 꼽아

대표약사 "철저한 복약지도 아래 소비자 편의와 선택권 확대 차별화" 강조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무슨 파스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나?"

30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에 문을 연 광주 첫 창고형 약국.

한 시민은 매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제품을 살펴보다 감탄을 내뱉었다.

전날 문을 연 이 약국은 대형마트를 방불케 했다.

내부에는 감기약, 파스, 밴드, 피부연고, 건강기능식품, 심지어 반려동물용 약품까지 3천∼4천여 종의 제품이 빼곡히 진열돼있었다.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파스만 해도 5m 길이 매대를 꽉 채웠다.

눈에 익은 유명 브랜드부터 과거 해외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제품까지 종류가 수십 가지에 달했다.

감기약 판매대에는 콧물·기침·발열 등 증상별로 구분된 약이 나란히 놓여 있어 소비자들이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약국을 찾은 시민들은 매대를 돌며 약을 비교하거나 약사에게 특정 제품이 있는지, 복용법은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보는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민성진(33) 씨는 "외국에 있는 친구가 피부연고를 부탁했는데 동네 약국에서는 잘 팔지 않아 난감했다"며 "집 근처에 창고형 약국이 들어서서 찾아와 바로 약사에게 물었더니 다행히 판매하고 있어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업시간이 자정까지 이어지면서도 여러 약을 살 수 있다는 점도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배은경(37) 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중에 갑자기 열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응급실 대신 가까운 약국에서 해열제를 살 수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는 다소 아쉬운 반응도 있었다.

해당 약국의 대표 약사는 "창고형이라는 이름 때문에 대형마트처럼 싸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손님들이 있었지만, 실제 약국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 실망해 발길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며 "가격 조정도 검토 중이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직접 비교·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창고형 약국은 올해 초 경기도 성남에서 첫선을 보인 뒤 광주에서도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개점한 약국은 지난 8일 개설 절차를 마치며 262㎡(약 76평) 규모의 '광주 1호 창고형 약국'으로 주목받았고, 내달 4일에는 광산구 수완지구에 760㎡(약 230평) 규모의 더 큰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다만 잇따라 들어서는 창고형 약국을 두고 앞서 약사단체를 중심으로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표약사는 "2명의 약사가 상주하며 철저하게 복약지도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 편의와 선택권은 넓히되 안전성에는 빈틈이 없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i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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