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역서 중국 것 추정 수중드론 발견…해양 조사한 듯

기사입력 2025-10-02 13:28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필리핀 중부 팔라완섬 근처 바다에서 발견된 중국 것으로 추정되는 수중 드론. 2025.10.02 [필리핀 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필리핀 중부 팔라완섬 근처 바다에서 발견된 중국 것으로 추정되는 수중 드론. 2025.10.02 [필리핀 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년 이후 6번째 유사물체 확보…中, 해저지도 작성 등에 UUV 이용"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 해경이 남중국해 자국 해역에서 중국 것으로 보이는 수중 드론(무인잠수정·UUV)을 확보, 조사 중이다.

2일(현지시간) 필리핀 해경과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남중국해와 맞닿은 필리핀 중부 팔라완섬 근처 해역에서 현지 어민들이 조업 도중 수중 드론을 발견, 해경에 넘겼다.

해경이 길이 3.6m의 어뢰 모양인 이 수중 드론을 조사한 결과 '해수염도센서' 등 중국어 표시와 함께 바닷물의 수심, 온도, 염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돼 있었다.

또 장시간 바닷물에 노출된 데 따른 부식 흔적도 보였다.

이에 따라 필리핀 해경은 이 수중 드론이 중국의 해저 지도 제작 등 불법 해양 조사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022년 7월부터 필리핀 해역 곳곳에서 이번과 비슷한 물체가 5차례 발견됐으며, 이 중 최소 3건은 중국 통신사 유심칩, 중국산 배터리팩 등 부품을 통해 중국 방위산업체·국영기업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 확보된 수중 드론들은 조사한 결과 첨단 수중 감시·해저 지도 작성 도구로 확인됐으며, 이 중 1건은 중국 본토와 암호화된 통신을 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니 길 가반 필리핀 해경 사령관은 "이번 사건은 우리 해역에서의 무단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필리핀 중부 마스테바주 바닷가에서 중국 것으로 추정되는 수중 드론이 발견된 이후 필리핀군은 중국을 겨냥해 '외국 세력'이 필리핀 전국 지도를 만들기 위해 샅샅이 염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당국은 지난 1월 군 기지 등 중요 인프라를 정찰하고 관련 데이터를 중국에 넘긴 간첩 혐의로 중국인 6명을 체포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후 중국이 운영하는 수백 명 규모의 간첩 조직을 적발하는 등 중국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과 중국 간 마찰이 끊이지 않으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대표적인 양국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 자연보호구역을 신설하고 이 구역에 무단출입하면 처벌하겠다고 예고해 필리핀의 반발을 초래했다.

전날에도 스카버러 암초에서 중국 해경 다하오함이 신중국 건국 76주년 국경절을 맞아 오성홍기 게양식을 했다.

jhpar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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