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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관찰연구의 결과를 확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는 금연이 치매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새 근거를 더해 준다고 말했다.
흡연이 뇌 건강에 해로운 이유 중 하나는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을 훼손하는 등 심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흡연은 또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통해 뇌세포를 직접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금연 후 단기적으로 인지기능이 개선된다는 이전 연구들이 있었지만 이런 개선 효과가 장기적으로, 특히 중·노년기에 금연한 사람에게도 지속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영국 고령화 종단 연구(ELSA)와 유럽 건강·고령화·은퇴 조사(SHARE), 미국 건강 및 은퇴 연구(HRS) 참가자 중 금연한 사람과 계속 흡연한 사람 4천718명씩을 선별해 1대1로 비교했다.
금연자 그룹과 흡연자 그룹은 연구 시작 시점의 인지능력 점수뿐 아니라 나이, 성병, 교육 수준, 출생국 등 요인을 일치시켰고, 연구 시작 전후 6년간, 총 12년 동안의 언어 유창성(verbal fluency)과 기억력(memory)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금연 직전 6년 동안 두 그룹의 기억력과 언어 유창성 점수는 거의 같은 속도로 감소했으나 금연 이후 6년 동안은 두 그룹의 점수 변화가 뚜렷하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그룹의 경우 언어 유창성 저하 속도는 흡연 그룹보다 약 50% 느려졌으며 기억력 저하 속도는 약 20% 느려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는 계속 흡연자의 언어 유창성과 기억력이 1년 치만큼 노화가 진행됐다고 볼 경우, 금연자의 언어 유창성은 노화가 6개월 정도, 기억력은 3~4개월 정도 덜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앤드루 스텝토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가 느릴수록 치매 위험이 낮다. 이 결과는 금연이 치매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더해준다"며 "다만 이를 확정하려면 치매 자체를 직접 다루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박사는 "노년기 금연이 신체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연구는 50세 이후의 금연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인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가 젊은 층보다 금연을 덜 시도하는 경향이 있는 중장년층에게 강력한 금연 동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 : The Lancet Healthy Longevity, Mikaela Bloomberg et al., 'Cognitive decline before and after mid-to-late-life smoking cessation: a longitudinal analysis of prospective cohort studies from 12 countries',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hl/article/PIIS2666-7568(25)00072-8/full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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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