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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체적 발병 경로가 밝혀졌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증이 단순히 산소 부족이나 수면 질 저하를 넘어, 어떠한 생리적 과정을 통해 뇌의 퇴행성 변화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아교림프계(glymphatic system)' 기능 저하가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에 참가한 성인 1110명을 평균 4.2년 추적 관찰해 이를 검증하고자 했다. 아교림프계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비롯해 뇌에 축적되는 다양한 노폐물을 배출하는 체계로, 깊은 잠에 들었을 때 가장 활발히 작동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질수록 이러한 양상은 더욱 강해졌으며, 반대로 양압기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수면무호흡이 호전된 환자는 아교림프계 활성도와 기억력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이 수면 중 뇌의 노폐물 배출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이것이 최종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인과적 경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수면무호흡 환자의 치매 예방을 위해 양압기 치료 등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윤창호 교수는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어떤 원리와 경로로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는지 규명한 장기간 관찰 연구"라며 "잘 자는 것이 곧 뇌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고,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학술지 '미국 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IF 19.4)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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