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의 시작, 농업인의 날에 다시 보는 낙농의 하루

기사입력 2025-11-10 09:48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매일 아침 식탁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한 잔의 우유에는, 365일 단 하루도 멈추지 않는 농업인의 헌신이 담겨 있다. 우리가 '신선하다'고 느끼는 그 맛과 다양한 영양소는 묵묵히 땀 흘려온 낙농가의 정성의 결과다. 흔히 '구슬땀'이라 한다. 알알이 맺힌 땀방울처럼 정성과 노력이 모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를 의미한다. 농업, 그 중에서도 낙농업만큼 이 표현이 알맞은 분야가 있을까.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생명을 돌보고 품질을 지켜내는 일. 이 정성과 노력이 모여 우리 식탁 위의 '신선한 우유'가 된다.

낙농업은 농업 중에서도 가장 꾸준함을 요구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젖소는 살아 있는 생명체로 매일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낙농가의 하루 역시 365일 쉼이 없다. "부모 상 중에도 우유는 짜야 한다"는 말은 고충을 부각하기 위한 표현이 아니라, 생명을 다루는 낙농업의 특성과 책임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낙농가가 연간 젖소 1마리에 투입하는 노동시간은 약 71시간이다. 그 중 42%인 무려 30시간이 착유작업으로, 일단 착유가 시작된 착유소의 특성상 목장은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매일 젖을 짜고 관리를 해야 한다. 별도의 농한기가 없기 때문에 치밀한 작업계획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젖소의 일상에 내 자신을 맡겨야 한다. 착유는 새벽 6시와 저녁 6시 두 차례 이루어지며, 준비와 마무리까지 고려하면 낙농가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해 저녁 8시가 다되어서야 끝난다. 그러나 이 노동의 목적은 분명하다. 단순히 오래 일한다는 의미를 넘어, 원유 품질을 지키기 위한 과정으로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한 우유'를 위한 자부심 있는 관리의 시간이다.

실제로 국산 우유는 최근 품질 관리 수준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9% 이상이 1등급 판정을 받고 있으며, 1등급 기준은 체세포수 20만 개 미만, 세균수 3만 개 미만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세균수 기준을 10만 개 이하로 두는 미국이나, 체세포수 기준을 40만 개 이하로 허용하는 EU에 비해 더 엄격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높은 품질은 위생 관리, 사양 관리, 개체 건강 모니터링 등 현장의 세심한 관리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

경기 화성의 새안양목장을 운영하는 이복열 대표는 "낙농업은 단순히 가축을 기르는 일이 아니라, 매일 젖소와 대화를 나누듯 교감하며 상태를 읽어내는 일"이라며, "그 교감과 세심함이 곧 우유의 품질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낙농은 사료를 먹이고 출하를 기다리는 다른 축산과는 다르다. 매일 젖소와 대면하고 상태를 살피며 원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젖소의 작은 변화도 바로 느끼게 된다. 젖소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해야 하는 낙농업의 특성은 '우유는 사람이 지켜내는 품질'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낙농업은 단순히 우유를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젖소의 건강과 목장 환경, 사양 관리, 위생까지 전체 시스템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하는 정밀한 농업"이라며 "이러한 꾸준한 관리가 신선한 국산 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지역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며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식문화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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