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세입자에 대신 돌려준 전세금 3년2개월 새 최소

기사입력 2025-11-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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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44억원…보증사고액 5개월째 1천억원 밑돌아

보증 채권 회수율 75%로 껑충…"올해 흑자 전환 가능"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지난달 844억원으로, 2022년 8월(833억원) 이후 처음으로 800억원대로 감소했다.

지난달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 건수는 2022년 9월(446건)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적은 461건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 액수·건수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보증사고 건수·액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6월 793억원, 7월 985억원, 8월 741억원, 9월 693억원, 10월 745억원으로 5개월 연속 1천억원을 밑돌았다.

전세금 보증사고액이 1천억원을 밑돈 것은 2022년 7월(872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전세금 보증사고 건수도 올해 들어 1천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 사고 건수는 401건으로, 2022년 6월(321건)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13년 처음 시작된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는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보증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한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천837억원, 2020년 4천415억원, 2021년 5천41억원, 2022년 9천241억원에서 2023년 3조5천544억원, 지난해 3조9천94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세 사기가 극성을 부리며 보증 사고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HUG의 전세보증 사고 액수(건수)는 2017년 74억원(33건), 2018년 792억원(372건), 2019년 3천442억원(1천630건), 2020년 3천682억원(2천408건), 2021년 5천790억원(2천799건), 2022년 1조1천726억원(5천443건), 2023년 4조3천347억원(1만9천350건), 작년 4조4천896억원(2만941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10월 전세금 보증 사고 액수와 건수가 각각 1조816억원, 5천806건으로 급감했다.

무엇보다도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대환 보증 기준을 부채비율 100%에서 90%로 강화해 고위험군의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해 전세보증 채권 회수율(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도 대폭 오르며 올해 HUG의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작년 29.7%, 올해 들어 10월까지 74.5%로 폭등세다.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갚아준 주택을 직접 경매 낙찰받아 전세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과 HUG가 채권자로서 임차인의 대항력 포기를 신청해 낙찰자가 전세금을 인수하지 않는 '인수 조건 변경부 경매' 활성화가 영향을 끼쳤다.

HUG의 2021년 영업이익 4천941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2천428억원으로 전환한 데 이어, 2023년과 지난해 영업손실이 각각 3조9천962억원과 2조1천92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1천406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상태다.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 기준 강화에 의한 보증 사고 감소와 채권 회수율 증가로 상반기 손실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하고 있어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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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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