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프리카와 자원외교 넘어서야…호혜적 협력 필요"

기사입력 2025-12-11 16:58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아프리카대화'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2.11 sungjin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아프리카대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1 sungjinpark@yna.co.kr
나이지리아 국제문제연구소 사무총장, 제8회 서울아프리카대화 기조연설

외교부-한·아프리카재단 공동주최…글로벌 전환기에 아프리카와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에고사 엠마누엘 오사게 나이지리아 국제문제연구소(NIIA) 사무총장은 11일 "한국이 아프리카에서 강대국의 국익에 기반한 하향식 파트너십 협력 관계를 넘어서 교육, 보건, 중소기업 등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사게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다시 설계하는 미래: 글로벌 전환기 속 한국과 아프리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주제로 열린 '제8회 서울아프리카대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농업국에서 산업화한 현대국가로 변모해 아프리카가 배울 경험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젊은 인구와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인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풍부한 핵심 광물 등 아프리카의 매력을 거론하며 "한국으로서는 무역과 투자가 가장 중요하고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진출해 역량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깊이 관여해 프레임워크(framework)를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사게 사무총장은 구체적으로 한국이 탄자니아 지도 업데이트 업무를 지원한 사례를 들면서 "이런 프레임워크 구축의 여지가 있다"면서 "녹색 전환 등 환경 분야에서도 한국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일반적인 서구와 아프리카 간 관계를 벗어나 윈윈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는 것을 아프리카는 원하고 있다"며 "이것은 원조와 일시적 지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상호 호혜적 무역과 투자 협력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아프리카포럼 회장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도 기조연설에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인구 구조와 탄탄한 성장 잠재력과 풍부한 자원, 다극적 외교 환경 속에서 높아지는 전략적 자율성 등으로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회아프리카포럼 회장으로서 앞으로 한국과 아프리카가 만들어갈 미래의 협력이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도록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세션에서 티에리 비르쿨롱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 사하라이남아프리카센터 연구위원은 아프리카에서 지정학과 경제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 배경으로 ▲ 인구 성장과 신흥 시장 ▲ 개발 수요와 다변화 전략 ▲ 천연자원 수요 ▲ 국제 관계 긴장과 신흥 강국 등장을 꼽았다.

그는 이런 경쟁으로 아프리카 국가와 외국 간 안보 협력과 외국군 주둔 기지가 증가하면서 분쟁이 국제화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의 아프리카 개발 사업이 늘고 이들 프로젝트와 관련한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티에리 연구위원은 한국의 아프리카 협력과 관련해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의 기대에 귀 기울여 현지 필요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단위로 보기 어렵다"며 "아프리카 55개국은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개별 국가를 생각하고 연구해 어떤 기대와 필요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른 발표자인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도 미국과 중국 등의 아프리카 접근에서 취약점이 있는 부분을 한국이 보완하고 식민지, 산업화, 민주화, 한류 등에 기반한 '공감 외교'를 적극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는 행사 환영사에서 "세계 경제 변화와 다자주의 약화 등 국제질서의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아프리카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지난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이후 ▲ 한-아프리카 고위관리회의(SOM) 개최 ▲ 한-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협력기금 신설 ▲ 인도양위원회(IOC) 옵서버 가입 등을 추진하며 협력 확대에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차관보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최초의 양자 정상회담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이집트와 남아공 방문,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에 대한 지지 등을 통해 한-아프리카 협력 강화 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참석자들을 환영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아프리카 순방, 내년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개최 등 실질 사안은 연사들께서 잘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한 아프리카 외교단장인 샤픽 하샤디 주한 모로코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의 문화와 경제적 역량이 커지면서 아프리카는 새로운 전략적 기회"라며 "아프리카 외교단장으로서 모든 분야에서 한국 기관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 과제를 논의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 주한아프리카 외교단, 학계와 재계 인사 및 청년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sungjinpark@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