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소지 싹 없앴다는 與…헌정 첫 필버 연단에 선 제1야당 대표

기사입력 2025-12-22 15:08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5.12.22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투표 후 양부남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5.12.14 utzza@yna.co.kr
'내란재판부' 필버 돌입…국힘 "사법독립 뇌관 건드려"…與 "사법독립 보장"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박재하 기자 = 여야는 2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 대결에 돌입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하는 전담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고, 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법원 예규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법안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원안에서 두 차례 수정을 거친 만큼 위헌 논란이 없다고 맞섰다.

이날 국민의힘에서 첫 필리버스터 주자로는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나섰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 연단에 선 건 헌정사상 첫 사례로 알려졌다.

그만큼 법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당 대표가 직접 위헌성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A4용지 뭉치와 함께 성낙인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의 '헌법학',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등 책을 들고 단상 위에 올랐다.

그는 "이 법의 핵심은 법원이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외부 영향이 개입되지 않도록 임의 배당을 고수해왔던 기본 원칙을 깨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사법부 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한 것은 법치주의와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뇌관을 건드리면 대한민국 전체를 폭파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임에도 민주당은 기어이 그 뇌관을 건드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분명하다. 단 한 사람, 이재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위헌 소지를 고려해 수정한 법안을 상정한 것을 두고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대놓고 앞문으로 들어가려다 슬그머니 창문으로 기어서 들어간다 해도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며 "똥을 물에 풀어도 된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는 건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기신 글"이라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이 이 글 내용 가운데 과연 하나라도 지키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을 거치면서 지적받은 위헌 소지를 덜어냈다고 반박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본회의에서 수정안을 설명하면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현재 구속 중인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 연장 및 대상 사건에 대한 사면, 감형 제한 등이 초래할 수도 있는 헌법적 문제 제기 소지를 제거했다"며 "내란, 외환 및 반란 사건에 대한 재판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절차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안 이름을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 재판부 설치'에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바꿔 특정 개인이나 사건을 대상으로 한 처분적 법률로서의 성격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위헌 논란이 없는 안"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서 사법부도 우리 의견을 수용해서 예규를 만든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나면 이튿날 의석수를 토대로 이를 강제 종료한 뒤 법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chic@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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