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보건장관 "국민들 매우 가난…95% 제대로 치료 못 받아"

기사입력 2025-12-23 14:30

[톨로뉴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 방문 중 기자회견서 병원 건립 등 의료협력 확대 촉구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 보건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국민 가운데 최대 95%가 병에 걸리더라도 국내에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남아시아 맹주 격인 인도의 지원을 요청했다.

23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누르 잘랄 잘랄리 아프간 보건장관은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잘랄리 장관은 "아프간 국민은 매우 가난하다"면서 "(4천500만여명인 국민의) 90∼95%가 질병을 치료할 수 없다. 그들의 치료는 우선 공공부문에 맡겨지는데 거기서 치료받지 못하면 고통을 받으며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간 큰 의료발전 격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양국 의약부문 협력관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도가 외국에 몇 개의 병원을 보유하고 있다는데 아프가니스탄에도 병원 한 곳을 건설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아프간인들은 인도 입국 비자를 얻기 힘든 데다 인도에서 치료받을 경우 비용 부담이 크다면서 인도가 아프간 의료부문에 투자를 늘려달라고 했다.

아프간 현지 의사들은 시의적절한 치료를 위해선 고품질 의약품 수입이 필요하고 국민과 의료시스템 간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톨로뉴스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안정적인 의약품 확보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프간 당국은 그간 파키스탄 의약품을 주로 수입해왔으나 지난 10월 국경지역 테러 문제로 파키스탄과 무력충돌한 다음달 파키스탄 의약품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잘랄리 장관은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인도를 방문, 현지 관리들과 만나 의약부문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아프간 탈레반과 테러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 문제로 충돌했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이 TTP에 은신처를 제공해 TTP가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지역에서 테러를 자행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프간 탈레반은 이를 부인한다.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가 모여 결성한 극단주의 조직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과 다르지만 비슷한 이념을 공유,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지역 영유권 문제로 파키스탄과 앙숙관계를 유지하는 인도는 최근 아프간 탈레반과 협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잘랄리 장관은 지난 16일 인도를 공식 방문했으며 방문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인도 방문은 최근 석 달 새 아프간 장관으로선 세 번째다.

yct9423@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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