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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송년회와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가 부쩍 늘어나는 시기다. 연거푸 이어지는 술잔 속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장기는 다름 아닌 '간'이다. 과도한 음주는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손상은 지방간에서 간염과 간경변을 거쳐 말기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진행되면 회복이 어려워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은 질환 단계에 따라 다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간이 커지면 오른쪽 상복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이 발생한 알코올성 간염은 피로감, 발열, 오심, 식욕 부진, 황달 등이 나타나고, 약 30%에서는 복수가 동반된다.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복수, 식도정맥류 출혈, 의식 저하를 포함한 간성 혼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한다.
치료의 핵심은 완전 금주다. 어떤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음주가 지속되면 간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중증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스테로이드나 펜톡시필린 등을 단기간 사용하기도 한다. 간경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간 이식을 고려한다.
이순규 교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단계와 관계없이 절대 금주가 중요하다. 이미 손상이 진행된 환자라도 금주를 실천하면 조직학적 호전이 가능하다"며 "반대로 금주하지 않으면 어떤 치료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알코올성 지방간 초기에는 금주 후 4~6주 정도면 간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중기 이상의 간경변으로 진행된 후에는 금주하더라도 간 기능이 계속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만성 음주가 지속되면 영양 결핍, 신경 장애, 금단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금주, 균형 잡힌 식사, 식욕 저하 시 소량씩 자주 먹기, 알코올을 사용한 요리 및 디저트 피하기, 복수나 부종이 있는 경우 저염식 등이 권장된다. 합병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 지시에 따라 단백질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이순규 교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금주가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며 "연말 분위기에 휩쓸린 과음은 한 시즌의 문제가 아니라 간 건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 신호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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