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7.67 → 1이닝 9실점' 봤는데 필승조? "사실상 올해가 프로 첫시즌, 내년엔 달라져야죠" 160㎞ 직구 향한 믿음 [SC피플]

최종수정 2025-12-24 20:11

'ERA 7.67 → 1이닝 9실점' 봤는데 필승조? "사실상 올해가 프…
롯데 윤성빈.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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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실상 올해가 내 프로 첫 시즌인 것 같다."

긴 터널의 어귀에 서 있다. 아직 완전히 빠져나오진 못했지만, 이제 빛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의 솔직한 속내다.

롯데는 올겨울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은 하지 못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를 영입했고, 아시아쿼터 투수 교야마 마사야를 추가하며 분위기를 바꾼 점은 긍정적이다. 가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을 영입, 팀내 유망주 육성 기조에도 박차를 가했다.

벌써 8년째 가지 못한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기존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 뿐이다. 특히 최준용을 비롯해 김진욱 이민석 윤성빈 홍민기 등 '껍질'을 깨지 못한 영건들이 많다는 점은 롯데의 약점이자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기도 하다.

윤성빈은 한때 "한두번 더 해보고 안된다 싶으면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있다"고 말할 만큼 깊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1m97의 큰 키와 유연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를 지닌 그다. 2017년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2년차 시즌 18경기(선발 10)에 등판하며 가능성을 드러냈지만, 이후 기나긴 암흑 터널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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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윤성빈. 스포츠조선DB
2019~2024년까지 윤성빈은 1군에서 1년에 1번 볼까말까한 투수였다. 이 기간 윤성빈의 1군 기록은 단 3경기 2⅔이닝 뿐이다. 특히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인 2024년에도 1차례 선발 기회를 줬지만,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실상 이렇게 커리어가 끝나는가 생각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2025년 첫 선발 등판 때는 무려 1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날카로운 눈은 희망을 봤다. 윤성빈을 불펜으로 집중 육성했고, 그 결과 생애 최다경기(31경기) 등판 시즌으로 이어졌다.

1아웃, 1이닝, 멀티이닝까지, 윤성빈의 실전 마운드 적응과 성장을 위한 터치는 섬세했다. 모처럼 승리도 올렸고, 8월 한달간은 15경기 11⅔이닝을 소화하는 등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9실점 경기를 제외하면 30경기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최고 160㎞ 직구에 낙차큰 포크볼까지 곁들이며 26이닝 동안 삼진 42개를 잡아낸 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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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윤성빈. 스포츠조선DB

시즌 막판 윤성빈은 "올해가 사실상 내 프로 데뷔 첫 시즌이라 생각한다. 내년부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 자신도 기대된다"는 속내를 전한바 있다. 롯데 입장에서도 간절한 얘기다.

2026년은 윤성빈이 1군 투수로서의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시즌이다. 윤성빈이 정철원 최준용의 뒤를 받쳐줄만한 위력만 보여준다면, 올해처럼 악몽 같은 추락은 경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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