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Hybrid Emergency Room System, HERS)'이 기존 응급실 시스템에 비해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과정에서 결정적인 시간 지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기존 응급 진료 체계에서는 응급실에서 초기 처치를 한 뒤 CT실로 이동해 검사하고, 다시 수술방 또는 혈관조영실로 옮겨 지혈 치료를 시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 이동과 준비에 따른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몇 분~수십 분'이 예후를 가르기도 한다.
그 결과, HERS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입원 중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에서 HERS 적용군의 입원 중 사망 위험은 약 43% 낮았고(OR 0.57, 95% CI 0.41-0.78), 외상 치료에서 중요한 시간 지표들도 의미 있게 개선됐다. HERS 적용군에서는 응급실 도착 후 CT 촬영까지의 시간이 크게 단축됐으며, 출혈 조절을 위한 초기 지혈 치료(수술 또는 혈관중재)까지의 시간 역시 유의하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 같은 '시간 단축'이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라, 중증 외상 환자 치료에서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출혈이 있는 중증 외상 환자에게는 빠른 진단과 빠른 지혈이 중요하다. HERS는 환자 이동에 따른 지연을 최소화해 골든아워 내 치료 개시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적혈구 수혈량이 감소하고, 신선동결혈장(FFP) 수혈량도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돼, 대량출혈 환자에서 치료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시했다.
강우성 교수는 "HERS의 효과는 장비를 한 공간에 모아둔 것 자체보다, 외상외과·응급의학과·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팀이 같은 공간에서 즉시 의사결정과 처치를 연결하는 '워크플로우 혁신'에 있다"며 "HERS는 CT 결과 확인 후 치료 방향을 다시 논의하고 이동하는 과정을 줄여, 초기 평가부터 처치까지의 흐름을 압축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 포함된 연구들이 주로 일본에서 수행된 후향적 연구라는 점, 일부 연구는 기관이 중복돼 환자군이 겹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 한계도 함께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축적된 근거를 종합했을 때 HERS는 중증 외상 진료의 속도와 결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다기관·전향적 연구와 비용효과성 분석 등을 통해 적용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민 교수는 "중증 외상 진료에서 '시간 단축'은 곧 생존율 향상으로 이이절 수 있다"며 "HERS는 진단과 처치 사이의 간격을 줄여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빠른 치료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이 실제 임상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근거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한국의 외상 진료 환경에 맞는 운영 모델과 효과 검증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Effectiveness of Hybrid Emergency Room System in Patients with Severe Traum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이라는 제목으로 외과학 분야 세계적 저널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10.3)'에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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