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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받은 민간자격증 99개…따기 전 등록 여부 등 확인해야
자기 계발은 물론 (재)취업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도전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자격증 취득의 동기를 높이는 요소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어떤 자격증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민간 자격증의 효용성에 대한 질문이 자주 등장한다.
실제 이런 민간 자격증들이 시간과 돈, 열정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국내 자격 시스템의 구조와 현실을 살펴봤다.
◇ 국가자격은 관련법 따라 정부과 관리…전문자격·기술자격
국내 자격제도는 크게 국가자격과 민간자격으로 나뉜다.
국가자격은 관련법에 근거해 정부가 관리하는 자격이다.
자격기본법에 따르면 ▲ 국민의 생명·건강 및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 ▲ 국방·치안·교육 및 국가기간산업 등 공익에 직결되는 분야 ▲ 자격 취득 수요가 적어 민간자격의 운영이 곤란한 분야 ▲ 그밖에 국가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야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분야에 대해 국가자격을 신설할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 시행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국가자격은 기본적으로 근거 법이 있으며, 정부가 도입할 때부터 특정 분야에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맞춰 시험 출제 및 자격 부여 방식을 만들었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자격은 다시 '개별법 국가자격'과 '국가기술자격'으로 나뉜다.
개별법 국가자격은 각 부처의 개별법에 근거를 둔 자격으로, 30개 부처에 209개 종목(2024년 10월 기준)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이상 의료법), 변호사(변호사법), 공인중개사(공인중개사법), 공인노무사(공인노무사법) 등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개별법 국가자격은 국가전문자격으로도 부른다.
국가기술자격은 국가기술자격법이나 기술사법에 근거하고 있다.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등 기술·기능 분야 자격이 대표적이다. 직업상담사, 전산회계운용사, 컨벤션기획사 등 서비스 분야 자격도 포함된다.
2024년 말 기준으로 국가기술자격은 545개 종목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90%에 해당하는 493개를 시행하며 나머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담당한다.
예컨대 인기 자격 중 하나인 컴퓨터활용능력 1·2급이나 워드프로세서 자격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이다.
◇ 등록제 민간자격 6만여개…홍어 썰기·누룽지 전문가 자격까지
민간자격은 국가 외의 개인사업자나 법인, 단체가 만들어 관리·운영하는 자격이다.
산업사회 발전에 따라 다양한 자격 수요에 부응하고, 자격제도 관리 주체의 다원화와 더불어 관리 운영의 효율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원래는 허가제였으나 2007년 등록제로 바뀌었다.
민간자격 등록 관리 기관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민간자격 종목은 6만528개에 이른다.
국민 생명이나 건강, 안전과 관련해 금지된 분야만 아니라면 사실상 등록이 가능해진 데다 취업난 등으로 수요가 늘면서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8년 민간자격은 655개 종목에 불과했으나 2011년 1천53개로 1천개를 넘었으며 2020년부터는 매년 5천~6천개씩 등록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7천369개가 등록됐다. 등록 기관 수도 1만7천242개에 이른다.
유행하는 분야에선 이름만 살짝 다른 자격증이 넘친다.
'필라테스'의 경우 민간자격을 검색하면 1천496개(1월 8일 기준)가 나온다.
'와인' 민간자격도 108개에 이른다. '와인소믈리에' 자격도 사단법인 한국소믈리에협회부터 대구한의대학교까지 81개 기관이 발급하고 있다.
한때 '퍼스널컬러'가 주목받으면서 등록된 퍼스널컬러전문가 자격도 230개에 달하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관련 민간 자격이 수백개 등록됐다.
민간 자격 중에는 흑산홍어썰기기술자, 누룽지 전문가, 분노조절상담사, 샴푸스페셜리스트, 음식맛평가사 등과 같은 것도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민간 자격증이 이름만 자격증인 경우가 많다는 평가가 나오며 '자격증 무용론'도 나온다.
노력해서 취득해도 쓸 데가 없는 데다 심지어는 자격증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민간자격 등록제 도입 이후 등록 폐지된 종목은 2만여개를 웃돈다. 특히 최근 5년(2021~2025)간 등록 폐지된 종목만 1만1천231개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신규 등록된 종목의 3분의 1 만큼이 폐지됐다.
등록 후 한 번도 자격검정(시험)을 시행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상태인 경우도 상당하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22년 384개 민간자격 관리·운영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등록한 자격 2천152개 가운데 9.8%는 한 번도 자격 검정이 시행되지 않았다. 또 28.3%는 현재 검정을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 시행기관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오래전 취득한 자격증을 재발급하려고 보니 당시 해당 자격을 등록한 기관이 사라졌다며 해결 방법을 문의하는 글을 볼 수 있다.
민간 자격이 이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자격증은 기본적으로 수험생이 강의 등을 듣고 나서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발급되는 구조다. 수험생들은 이 과정에서 수강료나 교재비, 응시료, 자격증 발급 수수료 등을 내야 한다.
최근에는 특정 자격 취득을 위한 수강료나 교재비, 응시료 등을 모두 무료로 지원하는 이벤트도 자주 보인다. 이런 이벤트는 대신 자격증 발급수수료 명목으로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10여만원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자격증 장사'를 하려는 의도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민간 자격증은 그냥 취미용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다가 설거지 자격증까지 나오겠다"는 등의 민간자격 무용론을 주장하는 글도 자주 보인다.
◇ 민간자격증도 '국가공인' 있어…옥석구분 필요
그러나 모든 민간자격이 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민간자격 중 일부는 국가가 공인하는 '국가공인민간자격'에 해당해 국가자격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공인민간자격은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우수한 민간자격을 국가에서 공인해주는 제도다. 1년 이상 3회 이상 자격 발급 실적이 있고, 법인이 관리·운영하면서 민간자격 등록관리 기관에 등록한 자격 중 우수한 자격에 대해 자격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공인하는 과정을 거쳐 선정된다.
현재 국가공인민간자격은 99개가 있다. 일반 민간자격은 매년 수가 급증하는 것과 달리 공인민간자격 수는 2016년 이후 큰 변동이 없다.
한국금융연수원이 관리하는 자산관리사(FP)·신용위험분석사(CRA), 한국도로교통공사의 도로교통사고감정사, 한국생산성본부의 ERP물류정보관리사·ERP생산정보관리사, 한국세무사회의 전산세무회계·세무회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리눅스 마스터, 한국정보통신자격협회의 영상정보관리사, 한국농아인협회의 수화통역사 등이 국가공인민간자격에 해당한다.
무역영어, TEPS, KBS 한국어능력시험, 한자급수자격검정 등도 공인민간자격에 속한다.
관리가 더 철저한 만큼 등록민간자격증에 비해 취득도 어렵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공인민간자격 합격률은 43%로, 등록민간자격(69%)보다 16%포인트 낮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민간자격의 경우 취득 전 꼭 자세히 살펴보고 옥석을 가리라고 조언했다.
한 민간자격 발급기관의 관계자는 "이것도 일종의 교육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등록된 민간자격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등록도 안 한 채 자격을 발급하는 업체도 있어서다.
직능원이 운영하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www.pqi.or.kr)에서 등록 및 공인 민간자격, 폐지자격 등 민간자격 관련 정보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민간자격을 두고 '등록 자격증'이라거나 '공인자격으로 승격 예정'이라고 홍보하는 곳도 주의해야 한다. 민간자격을 운영하려면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므로 등록 자체가 공신력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공인자격 승격 신청은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신청만 해놓고 마치 승격 예정인 것처럼 홍보하는 곳도 있다. 설사 실제 공인자격으로 승격 예정이라고 하더라도 공인되기 이전에 취득한 자격은 공인자격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부처 승인' 등 국가자격 또는 국가공인 자격으로 오인의 소지가 있는 표현도 잘못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회사나 기관은 해당 자격이 실제 업무에 유용한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무용한 자격증은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직능원 관계자는 "취업을 염두에 뒀다면 취업하려는 회사가 인정하는 자격증인지부터 꼭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발급 기관을 검색한 뒤 하나씩 직접 연락해 교육과정이나 비용, 환불정책 등을 문의해보면 옥석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응시자 수나 취득자 수 등을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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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