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난 너무 억울해요, 제발 꺼내주세요"…폐쇄병동 여고생 눈물

기사입력 2026-01-13 08:04

기사 내용에 나오는 정신병원은 아닙니다. [연합뉴스TV 제공]
[SNS 캡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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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1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 위에 오른 A 보육원 출신 송준영 씨가 과거 보육원에서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배상 및 보상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B보육원 출신들은 난타채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SNS 캡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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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은 "B보육원 학대 사건은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SNS 캡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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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해, 자살시도 안했는데, 정신병원에 강제로 장기입원된 상태"

"한달만에 체중 13㎏ 빠지고 눈병났다…정신병원 생활 너무 힘들어"

보육원내 비리 고발 여고생, 정신병원 폐쇄병동서 꺼내달라고 호소

[※ 편집자 주= 이번 기사는 전북 도내 B보육원의 내부 비리를 외부에 알린 고아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혀 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한 상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래는 작년 10월부터 연합뉴스가 [삶] 시리즈를 통해 이미 보도한 B보육원 아동학대 관련 기사 리스트입니다.]

[삶] "짜장면 사주겠다며 아저씨가 여고생 성추행하고 치근덕"(2025년 10월23일)

[삶] "난 7살때 식사속도 느리다고 난타채로 100대 맞았다"(10월27일)

[삶] "여중생인데, 성관계경험 추측된다고 보육교사가 말하다니"(11월3일)

[삶] "초등학교 우리반에 고아 3명외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11월11일)

[삶] "수학문제 다 풀어야 잠자게 하고…새벽에 깨워 또 풀라 했다"(2026년 1월7일)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억울합니다. 나는 자살이나 자해 시도를 하지 않았는데,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강제로 입원된 상태입니다. 병원에는 수갑이 채워진 채 왔습니다. 여기에서 3개월은 있어야 한다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제발 나를 빨리 꺼내주세요. 이렇게 갇혀 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미칠 지경입니다. 한 달 만에 체중이 13㎏나 빠졌습니다. 양쪽 눈에 병이 생겼고, 손에 습진도 발생했습니다. 병동에 갇혀 있어서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북 도내 B 보육원 원생 이은별(18.가명) 양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눈물로 호소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컬렉트콜(수신자부담 전화)로 진행됐다.

이 양은 작년 10월 연합뉴스와의 [삶] 인터뷰를 통해 B 보육원 아동학대 사건을 외부에 알린 고아 청년 4명 중 1명이다.

그는 12월 8일 보육원 내 재활용 공간에서 유리병 10여개를 깨트렸으며,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내 A 정신병원에 응급 입원됐다.

응급 입원은 72시간(3일)을 초과할 수 없다. 그래서 병원 측은 B 시청에 행정입원을 요청했고 시청은 이를 승인했다.

행정입원은 당사자와 부모의 동의 없이 정신과 전문의 의견을 들어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강제 입원을 말한다. 주로 정신질환이 심하고 자살, 자해, 타해(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위) 등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사람에게 적용된다. 행정입원 기간은 보통 3개월이다.

B 시청 관계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A 병원은 이 양이 보육원 2층 창틀에서 뛰어내리려 했고, 캔 뚜껑 등으로 자해를 시도했다는 점, 다른 사람을 해칠 가능성, 여러 정신과적인 증세 등을 감안해 시청에 행정입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양은 작년 12월 8일에 자살과 자해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양은 "보육원 2층 창문은 열리지도 않도록 설계돼 있고, 재활용 뜰에 있는 캔은 만지지도 않았다"면서 "내가 자살과 자해를 시도한 사람으로 간주돼서 이렇게 갇혀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B보육원 아동학대 및 인권 침해사건 비상대책위원회'의 장하나(전 국회의원) 간사는 "이은별 학생은 입원 직전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하고 있었고,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도 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청소년을 폐쇄병동에 장기 입원시키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에 해당된다"면서 "국가 인권위에 긴급 구제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장 간사는 또 "경찰이 청소년인 이 양을 응급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수갑을 사용한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된다"면서 "이 부문도 국가위원회에 진정했다"고 말했다.

이 양은 지난해 10월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에서 보육원에서 학대당한 경험을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소변 실수를 해서 손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보육 교사가 손등에 락스 원액을 부었다고 했다. 어떤 보육 선생님은 밤에 계속 수학 문제를풀도록 해서 잠을 못 자곤 했다고 말했다.

냄새가 난다면서 몸에 멍이 들 정도로 많이 꼬집은 보육 선생님도 있었다고 했다.

이 양은 고등학교 3학년생인데도 한 달 용돈이 2만원이었고, 휴대전화가 없어서 학교생활이 어려웠다고 했다.

사회복지 전문가 등은 작년 10월부터 'B 보육원의 내부 비리를 알린 원생들은 당연히 보육원으로부터 분리해서 쉼터 등으로 보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제기했다.

그렇지만 시청과 보육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사자(이은별)에게 물어보니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B양은 내부 비리 고발 이후에도 계속 보육원에 거주하면서 보육교사들, 보육원 선후배들로부터 적지 않은 눈총과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보육원 선배 박한솔(24.가명) 씨는 "일부 보육원 선생님 등이 은별이를 압박하는 것은 2차 가해에 해당된다"면서 "그 결과 은별이는 더욱 불안해져서 박카스 병을 깨트리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전에 은별이는 나와 연락하면서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요즘에는 통화하면서 매일 운다"면서 "아기처럼 꺼내달라고 우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같이 울기도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은별 양과 질문-답변

-- 본인은 작년 12월 8일 자해나 자살 시도를 했나.

▲ 그러지 않았다. 재활용 뜰에 있는 병을 10여개 깨트렸을 뿐이다.

--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 나는 점심을 먹은 다음에 12시 좀 넘어서 재활용 뜰로 갔다. 그곳에서 박카스 병 같은 작은 병 10여개를 깨트렸다. 재활용품 울타리인 나무판에 던져서 작은 병을 깨트렸는데, 퍽퍽 소리가 나니 보육원 선생님 6∼7명 정도가 나왔다. 보육 선생님들의 제지에 화가 난 나는 머리를 시멘트 바닥에 두 번 정도 찧었다. 그 강도가 강하지 않았고 머리에 상처도 없었다.

-- 병을 깨트려서 다친 사람은 없었나.

▲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다만 나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보육 선생님들이 약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병을 왜 깨트렸나.

▲ 내가 싫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곧바로 경찰이 출동했나.

▲ 보육원 선생님들 5∼6명이 누운 상태의 나를 붙잡고 있었을 때 경찰관 4명이 도착했다. 그들은 나에게 수갑을 채우고는 구급차에 태워서 A병원에 데려갔다.

-- 그다음에는 어떤 절차기 있었나.

▲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그 선생님은 나에게 자해나 자살 등을 시도했는지 물어봤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일이 정말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은 병실로 올라가라고 했다.

-- 본인이 행정입원에 들어간 것은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려 했고, 캔 뚜껑 등으로 자해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 보육원 2층 창문은 열지 못하도록 구조가 바뀌어서 그런 소동이 애당초 불가능하다. 재활용품 뜰에는 빈 캔이 있었지만, 나는 손대지 않았다. 그날 내가 한 중요 행위는 작은 박카스 병 10여개를 깨트린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3개월간 폐쇄 병동에 갇혀 있어야 한다. 나는 너무 억울하다.

-- 당시 본인은 마음속에 자해나 자살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 그런 생각이 없었다. 다만 나에 대한 화가 나서 병을 깬 것이다.

-- 그 이전에는 자살과 자해 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나.

▲ 작년 5월에 자해 소동, 6월 자살 소동이 있었다. 작년 6월에 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3일간의 응급입원을 하고는 바로 나왔다. 당시에는 손의 인대를 다치기도 했다. 이번에는 자살소동을 벌이지 않았고 상처가 없는데도 3개월간 병원에 있으라고 한다. 나는 억울하다.

-- 지금 병원 생활은 어떤가.

▲ 너무 힘들어서 거의 미쳐버릴 것 같다. 숨쉬기가 힘들 정도다. 몸무게가 한달만에 79㎏에서 66㎏으로 빠졌다. 한 달 만에 13㎏ 줄어든 것이다. 양쪽 눈에 다래끼가 생겼고, 손에 습진도 발생했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이런 병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의사 선생님한테 집에 보내달라고 계속 말했지만, 선생님은 좀 더 지켜보자고만 했다.

-- 약은 어느 정도 먹고 있나.

▲ 아침에 다섯알, 저녁에 한 알이다. 최근에 한 알이 늘어났다. 맥박이 좀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 약물 부작용은 없나.

▲ 얼굴과 손이 약간 떨린다. 그리고 너무 피곤하고 졸리다.

-- 병동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불가능한가.

▲ 휴대전화는 사용 금지다. 다만 외부와 통화하려면 병원에 있는 공중전화의 컬렉트콜을 이용해야 한다. 병동에서 TV는 오후 9시까지 볼 수 있다. 책과 만화책도 볼 수 있다.

-- 휴대전화는 왜 금지됐나.

▲ 그건 나도 모르겠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은 폐쇄병동이다.

-- 병원 내 식사는 어떤가.

▲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중간 정도다.

- 보육원 측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나는 억울하다. 빨리 내보내 주기 바란다.

-- 시청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빨리 내보내 주기 바란다.

-- 본인은 퇴원하면 다시 보육원에 가고 싶은가.

▲ 보육원보다는 쉼터로 가고 싶다.

-- 본인은 이전에도 쉼터로 갈 생각이 있는지 시청 측이 물었는데 보육원에 남겠다고 하지 않았나.

▲ 처음에는 그랬지만 나중에는 쉼터로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편집자 주= 연합뉴스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이은별 양이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해당 기관들에 내용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다음은 그 답변을 요약한 것입니다]

<전북도내 B경찰서 의견>

B경찰서 지구대의 경찰관 4명이 출동했다. 현장에 가보니 보육교사 6∼7명이 아이를 누르고 있었다. 아이가 소리를 심하게 지르고 저항하기에 수갑을 채웠다. 수갑을 사용한 것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은별 양의 친엄마한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지체할 수 없어서 우리는 아이를 구급차에 태워 A병원에 응급입원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철수했다.



아이가 병을 깨트리고 박스를 던지는 등의 행위를 해서 우리가 못하게 막았다. 우리한테는 아이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날은 아이가 심하게 행동한다고 판단해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응급입원이 진행됐다. 장기 입원(행정입원)이 된 것은 의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병원 측 의견>

우리 병원은 개인정보 보호법과 의료법에 따라 연합뉴스의 질의에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부탁드린다.

keunyoung@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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