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역사적인 상장에 성공함에 따라 직원과 투자자들의 인생 역전 이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각) 주당 150달러에 뉴욕 증시에 데뷔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중 하나로 평가된다. 상장 첫날 주가는 한때 176.52달러까지 치솟았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2조 달러(약 3038조 4000억원)를 넘어섰다. 머스크 개인 자산도 급증하면서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런 가운데 평범한 현장 직원들까지 하루아침에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가장 극적인 인생 역전 사례 중 하나는 멕시코 출신 전직 용접공 후안 에르난데스(42)다. 그는 2015년 시간당 28달러(약 4만원)를 받는 용접공으로 스페이스X에 입사했다. 당시 친구 추천으로 회사를 알게 됐지만, "그때는 스페이스X가 뭔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과 급여 공제를 통한 주식 매입이 예상 밖의 결실을 낳았다. 상장가 기준으로 그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88만 달러에 달했고, 상장 당일 주가 상승으로 자산 규모는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부 지분을 매각해 텍사스 부동산을 구입하고 아내와 소규모 사업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스페이스X를 떠나 현재는 경쟁사인 '블루 오리진'에서 일하고 있다.
전직 발사 시스템 엔지니어 트레버 하이스(37)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2011년 스페이스X 인턴십을 선택했다. 당시 부모는 안정적인 대기업인 GE 취업을 권유했지만, 그는 신생 스타트업에 승부를 걸었다.
하이스는 12년 동안 근무하며 10만주 이상의 회사 지분을 축적했다. 결혼식 비용과 주택 계약금 마련을 위해 일부 주식을 매도했지만 남은 지분만으로도 IPO 가격 기준 최소 1350만 달러(약 205억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회사를 떠난 그는 현재 부동산 투자자로 활동하며 사실상 '반은 은퇴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직 엔지니어 J. 앙드레 라부아(63)는 약 2800만 달러(약 385억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를 활용해 이탈리아 북부에서 운영 중인 호텔 리모델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오랜 측근이자 초기 투자자들은 훨씬 더 큰 수익을 올렸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안토니오 그라시아스(55)는 자신이 이끄는 투자사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를 통해 약 680억 달러(약 103조 3000억원)에 이르는 평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스페이스X의 2대 주주다.
초기 벤처투자자들의 수익도 엄청났다. 투자사 파운더스 펀드는 2008년 스페이스X에 6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현재 지분 가치는 약 5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상장으로 스페이스X의 현직 및 전직 직원 4400명 이상이 백만장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약 400명은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장 이전 지분을 가진 직원과 투자자들은 대량 매도를 막기 위한 '보호예수(lock-up)' 규정에 따라 수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팔 수 없다. 일부 직원들은 이르면 7월부터 일부 물량 매각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