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저트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는 단연 보랏빛 '우베(Ube)'다.
우베는 필리핀 등 열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으로, 고구마나 감자와 같은 뿌리채소에 속한다.
강렬한 보랏빛 색감이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면서, 한동안 디저트 업계를 지배했던 말차(Matcha)의 바통을 이어받아 '퍼플 골드 러시(The Purple Gold Rush)'라고 부를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필리핀 무역사업부(DT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이 수출한 우베는 170만㎏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절반 이상인 56%가 미국으로 팔려나갔으며, 일본, 중국 등도 주요 수출국으로 알려졌다.
K-푸드도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다. '리스닝마인드' 집계에서 지난 3월 기준 '우베' 단독 키워드 검색량은 약 9만6300건으로 전년 말 대비 3401% 급증했다. 제품 제조의 핵심인 '우베 파우더'의 검색 성장률은 3만2744%에 달한다.
시각적 임팩트 외에도 우베가 '건강한 디저트 재료'로 인식되는 것도 확산 배경으로 거론된다. 건강한 천연 식재료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우베의 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노화 방지, 눈·심장·뇌 건강, 염증 완화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C와 칼륨을 함유해 면역력 유지와 혈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 건강 및 변비 예방은 물론, 포만감을 높이고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소화 효소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는 저항성 전분이라는 점도 혈당 관리에는 장점이다. 말차와 달리 카페인이 없는 것도 우베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우베를 활용한 디저트의 경우 맛을 내기 위해 설탕, 연유, 버터 등이 첨가돼 열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익힌 우베 원물 100g당 열량은 약 120~140kcal로, 찐 고구마와 비슷하다. 그러나 시판 중인 디저트는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을 수 있어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베의 부상이 특정 디저트 원료의 유행이라기보다,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로컬 식문화가 색감·향미·스토리텔링을 매개로 산업화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우베는 할라야, 할로할로, 케이크 등 전통 디저트에 뿌리를 둔 식재료였지만, 최근에는 카페 음료, 아이스크림, 베이커리, 쿠키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미국·영국 등 주요 소비시장에서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가 우베 메뉴를 출시하고, 필리핀산 우베 등 참마류 수출도 2023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면서 우베가 단순한 향토 식재료를 넘어 '보라색', '아시아 풍미', '천연 색감'이라는 소비 키워드를 결합한 식품소재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도 여름철을 맞아 우베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우베가 가진 천연의 보라색이 여름철에 어울리는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점과, 특유의 바닐라향과 은은한 단맛이 단독으로 먹을 때보다 차가운 유제품이나 열대 과일과 조합했을 때 맛이 배가된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F&B·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여름철을 맞아 우베를 소재로 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여름 시즌 음료로 '우베 코코넛'을 선보였다. 무더운 여름에 가볍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를 찾는 고객 수요를 반영해 기획된 메뉴로, 우베의 고소한 풍미와 코코넛밀크의 담백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맛과 시각적 재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설빙은 '우베'를 활용한 우베베리치즈설빙·우베음료 3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여름 시즌 라인업을 강화한다.
보랏빛 비주얼이 돋보이는 우베베리치즈설빙은 달콤한 우베와 상큼한 베리, 부드러운 우유얼음을 더한 제품으로, 우유얼음과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우베 풍미에 한 입마다 달라지는 달콤·상큼한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우베라떼, 우베카페라떼, 우베말차라떼 등 화려한 색감의 음료 3종도 모두 아이스(Ice)로만 제공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우베 아이스크림 2종을 선보이고 출시 기념 1+1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베 본연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담은 '리얼 우베 아이스크림'과 우베 베이스에 고소한 아몬드를 곁들여 씹는 식감을 극대화한 '리얼 아몬드 우베 아이스크림'을 파인트로 내놔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우베는 원물 자체에서 나오는 선명한 색감 덕분에 MZ세대 사이에서 '#Ubecore(우베코어)'라는 해시태그로 대표되는 시각적 문화 현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면서, "우베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각적 강점을 넘어서는 색다른 레시피 등 구매 자극 요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