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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만 했을 뿐인데"…월드컵·스포츠 관람, 정신건강에 뜻밖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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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후반 역전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축구팬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후반 역전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축구팬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리가 올림픽이나 축구월드컵, 프로야구 같은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승패가 주는 짜릿함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장을 찾아 목청껏 응원하거나 TV 앞에서 가슴을 졸이는 행위가 실제 인체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강력한 '의학적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인지심리학과 헬렌 키스 박사 연구진은 성인 7000여 명의 설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포츠 관람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불문하고 지난 1년간 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월등히 높았고, 현대인의 고질병인 외로움과 고립감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신의학적 지표인 '자아존중감'과 '삶의 가치 평가' 부문이다.

스포츠를 현장에서 관람한 이들이 느끼는 삶의 가치 상승 수준은 직업의 유무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경기장이라는 공간이 제공하는 강력한 '공동체 경험'이 뇌의 보상체계를 자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것도 행복감을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되었다. 다만, 외로움을 직접적으로 줄여주는 효과는 현장 관람이 압도적이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타이밍에 환호하고 탄식하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유대감 호르몬)'과 '엔도르핀'이 집단적 치유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머리주립대학 사회심리학과 대니얼 완 교수 역시 스포츠 팬덤이 정신건강의 '회복 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을 키우는 훌륭한 훈련이라고 분석한다. 응원하는 팀이 지더라도 그 실망감을 극복하고 다음 경기를 기대하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일상의 좌절을 견뎌내는 심리적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열성적인 스포츠 팬들은 사회적 연결감이 강해 우울증 발생 빈도가 낮고 자존감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소속감'이 응원을 통해 충족되는 덕분이다. 여기에 더해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경기 시즌은 무기력한 삶에 규칙적인 리듬을 부여하고, 매주 혹은 매년 '기다려지는 일'을 만들어내어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스포츠 관람이 단순한 유흥을 넘어 대중의 '정신건강 증진 수단'이자 '공공 복지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신체 운동만큼이나,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교감이 현대인의 마음 병을 고치는 데 중요한 처방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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