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들이 강제 노역으로 건설했던 이른바 '죽음의 철도(Death Railway)'의 역사적 흔적이 40년 만에 태국에서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 서부에 위치한 니테역이 댐 보수 공사로 저수지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수면 위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 전 세계 연구자와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니테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했던 '태국-버마 철도'의 주요 보급·급유 거점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초 인근 지역이 저수지로 조성되면서 수몰돼 약 40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었다.
올해 초 태국전력청이 인근 댐 유지보수를 위해 저수지 물을 대량 방류하면서 오랫동안 모습을 감췄던 역사 유적이 다시 세상에 드러났다.
공개된 사진에는 당시 철도 선로 일부와 차량 정비·운영에 사용됐던 구조물 흔적이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선로 방향 전환 지점 남쪽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점검구 구조물은 원형이 상당 부분 보존된 상태로 확인됐다. 연구자들은 대부분의 역사가 개보수되거나 철거된 상황에서 당시 철도의 원형을 보여주는 매우 희귀한 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죽음의 철도는 1942년 10월부터 1943년 10월까지 일본군이 군수 물자 수송을 목적으로 건설한 철도다. 태국 서부 농플라둑과 미얀마 남동부 탄뷰자얏을 연결하는 총연장 약 414km의 노선이다.
철도 건설에는 약 25만 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영국·미국·캐나다 등 연합군 포로 약 6만 명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 노동자 수십만 명이 강제 노역에 투입됐다.
열악한 환경과 기아, 질병, 폭행 등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이 철도는 '죽음의 철도'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다만 이번 역사적 장면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전망이다.
태국 당국은 오는 8월 댐 정비가 끝나면 저수지에 다시 물을 채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니테역은 수십 년 전처럼 다시 물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죽음의 철도는 1957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는 영국군 포로들이 일본군의 명령 아래 다리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다뤘으며, 실제 배경은 태국의 죽음의 철도였지만 촬영은 당시 스리랑카에서 진행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