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40대 초반 A씨는 여름을 앞두고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하루를 방울토마토 15알로 버티고, 공복 상태에서 등산을 하는 등 초저열량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담석에 의한 담도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50대 초반 B씨는 최근 회식 후 극심한 복통과 구역질, 복부 팽만감을 경험했다. 위장병을 의심했지만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췌장염으로 진단받았다. 현재 술을 끊은 그는 약물로 관리 중이다.
췌장은 위장의 뒤쪽, 복부 가장 안쪽에 위치한 장기로, 음식물의 소화 흡수와 에너지 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소화 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인슐린과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 '몸 속 비밀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병원장 손정환) 외과 이수호 과장은 "췌장은 소화와 혈당 조절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기인데 췌장염은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게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나눠지고, 등까지 퍼지는 강한 복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다"고 설명했다.
◇약물유발 급성췌장염·담도 급성췌장염 뚜렷한 증가세
분당제생병원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0년 췌장염 환자 수와 원인 별 추세를 분석한 결과 누적 환자수는 상세불명의 급성췌장염(26만 2308명), 기타 만성췌장염(15만 927명), 기타급성췌장염(8만 5108명), 알코올유발 급성췌장염(3만 9435명), 담도 급성췌장염(2만 9213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10년 간의 연평균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약물유발 급성췌장염(7.1%)과 담도 급성췌장염(6.1%)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고, 알코올유발 급성췌장염은 연평균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호 과장은 "이번 통계는 췌장염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알코올이 중요한 원인이지만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담도 질환에 따른 췌장염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도 급성췌장염은 대부분 담석이 원인인데,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불규칙한 식습관이 담석 형성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기 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수호 과장은 "최근 약물 유발 급성 췌장염 증가는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 향상과 진단·보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 치료가 늘어난 데다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약물 노출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급격한 체중 감량·다이어트 보조제 섭취 등 피해야
췌장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와 예방 전략이 달라진다.
알코올 유발 췌장염은 금주 또는 절주가 가장 중요한 예방 방법이고, 담석이 원인인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담낭 절제술을 시행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고령화와 함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복용하는 약물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 췌장염 발생과 관련이 없는지 확인하고, 다이어트 보조제나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수호 과장은 "여름철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체중을 줄이더라도 단기간에 급격하게 감량하기 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서서히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요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명치 통증이나 구토, 복통이 반복되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