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보통 30대의 경우 건강을 과신하며 혈압·혈당·콜레스테롤에 대한 위험신호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0대라도 고혈압 전단계, 당뇨병 전단계, 고지혈증 전단계가 동시에 나타나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공동 교신저자)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진화·이연정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고혈압 전단계, 당뇨병 전단계, 고지혈증 전단계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젊은 성인의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위험: 전국 규모 코호트 연구(Combined Pre-Hypertension, Pre-Diabetes, and Pre-Hyperlipidemia and Long-Term Cardiovascular Risk in Young Adults: A Nationwide Cohort Study)'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30~39세 한국인 174만명 가운데, 기존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이나 심근경색·뇌졸중이 없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혈압·혈당·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준으로 고혈압 전단계·당뇨병 전단계·경계성 이상지질혈증 세 가지 상태가 모두 있는 사람 4만4553명과, 세 가지 전단계가 모두 없는 정상군 45만2763명을 비교했다.
고혈압 전단계는 수축기혈압 120~139mmHg 또는 이완기혈압 70~89mmHg, 당뇨병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mg/dL, 경계성 이상지질혈증은 LDL 콜레스테롤 130~159mg/dL으로 구분했다.
연구팀은 평균 14.2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하며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 발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전단계 상태가 모두 있는 '복합 전단계군'은 그렇지 않은 정상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질환(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 발생률이 2배 높았고, 나이·성별·체질량지수·흡연·음주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23%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심근경색 위험은 18%, 뇌졸중 위험은 35% 높아져,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 증가가 전체 위험도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위 분석에서도 체질량지수, 흡연·음주 여부, 운동 습관, 지질 수치 수준에 관계 없이 전단계 3가지가 동시에 있는 군의 위험 증가는 대체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진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30대라는 젊은 나이라고 하더라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모두 전단계 수준으로 올라가 있으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증상이 없고 병명 진단도 받지 않은 상태여서 방치되기 쉽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천대영 교수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은 대사적·혈역학적 원인으로 수십 년 전부터 혈관 손상이 시작돼 평생의 심혈관 위험을 높이고, 무증상 동맥경화증 발달을 가속화한다"며 "이번 연구는 단기 10년 위험도 평가에서 '저위험군'으로 분류되는 30대라도 장기간의 심뇌혈관 위험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교수는 "젊은 층도 체중 관리, 금연, 절주,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가능한 한 정상 범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단계 대사 이상이 겹쳐 있는 젊은 층을 고위험 '후보군'으로 인식하고 촘촘한 추적 관찰과 맞춤형 생활습관 중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유럽심장학회(ESC) 예방심장학 공식 학술지이자 SCIE급 국제학술지인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또한 천대영 교수는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태평양 죽상동맥경화·혈관질환학회(APSAVD) 학술대회 및 제31차 PLAS-PSH 연합 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구연발표로 소개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