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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과징금 가능성 '암초' 만난 배달의민족…매각에 '불똥'?

입력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암초'를 만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건 등과 관련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신청에 대해 기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천억원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처리하는 제도다. 배달의민족은 3000억 규모의 상생지원과 다양한 경쟁질서 시정방안을 제출하며 자진 시정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공정위는 배달의민족이 음식 가격, 최소 주문 금액 등 거래 조건을 다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동일하게 유지하도록 입점 업체에 이른바 '최혜대우'를 요구한 혐의에 대해 지난해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2024년 5월부터 해당 요구를 따르지 않은 업소를 무료배달 혜택이 제공되는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 대상 매장에서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고, 2021년 6월부터 가게배달보다 수익성이 높은 배민배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배민배달 업소의 노출을 우대한 혐의와 배민배달이 더 빠른 것처럼 광고한 혐의도 문제가 됐다.

배달의민족은 '최혜대우 요구', '배민배달 서비스 우대', '배달예상시간 부당광고'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공정위에 제출한 시정방안에는 가게배달 입점 업체 수수료 인하 등을 포함한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책이 담겼다. 또한 최혜대우 요구를 폐기하고 향후 유사한 조건을 설정하지 않겠다는 등 경쟁 질서 회복 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심의를 진행했지만, 신청내용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추후 원사건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 및 제재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과징금 부과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의 경우 최혜 대우 요구 혐의 관련 약 7300억원, 배민배달 우대와 부당광고 혐의 관련 매출액으로 약 7조7800억원이 산정됐다.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6을 곱한 금액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만큼, 과징금은 최대 5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기각 결정 이후 우아한형제들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상생지원 규모가 과거 받아들여진 국내외 동의의결 사례와 비교해도 큰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시장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공정위 결정이 우아한형제들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H는 최근 JP모건을 우아한형제들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지난달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가 추려졌고, 다음달 예정된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후보들의 현장 실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각가다. DH의 기대 매각가는 8조원 수준으로 2019년 인수 당시 금액인 4조7500억원의 두배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와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우아한형제들의 최근 5년(2021년~2025년)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은 2021년 2조 88억원에서 지난해 5조 283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998억원을 기록한 2023년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천억 원의 과징금이 현실화할 경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부담뿐 아니라, 향후 노출 방식이나 수수료 구조 조정을 강제하는 '시정명령'이 내려질 경우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가치 할인(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공정위 기각 결정에 따른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매각 관련해서도 "DH 측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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