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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손주 위해 75세 할아버지 뷰티 방송 감동…"아이가 스스로 서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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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더우인
사진출처=더우인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희귀병을 앓는 손자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75세 할아버지가 뷰티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사연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에 사는 주윈창씨(75)는 낮엔 9세 손자를 돌보고, 밤이 되면 라이브 방송을 켜 화장품을 소개한다. 방송은 자정을 넘기는 경우가 많으며, 그의 아내도 늦은 시간까지 곁을 지키며 응원한다.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립스틱을 팔에 발라 색상을 비교하거나 서툰 손놀림으로 직접 화장을 해보는 노인의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낀다. 딸 주웨이는 "이제는 아버지가 저보다 화장을 더 잘한다"고 웃으며 말한다.

주씨가 이 같은 일을 시작한 이유는 손자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서였다.

손자는 생후 6개월이던 때 척수성 근위축증(SMA) 1형 진단을 받았다. SMA는 척수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돼 근력이 점차 약해지고 호흡 기능까지 떨어지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특히 1형은 가장 중증으로 분류된다.

당시 의료진은 아이의 기대수명이 18개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진단에 주씨의 외동딸은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다.

주씨는 "나는 손자의 할아버지이기 전에 딸의 아버지다. 외동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가족 전체가 무너질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손자를 직접 돌보기 위해 어린이병원 재활치료실을 찾아 다른 환자 보호자인 척하며 물리치료사들의 마사지 기술을 익혔다. 이후 매일 손자의 재활 마사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약값은 한 회 70만 위안(약 1억 6000만원)에 달했다. 손자는 연간 두 차례 주사를 맞아야 해 치료비만 연간 14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을 써야 하는 형편이었다.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씨는 집을 처분하고 친척들에게 돈을 빌렸다. 딸 역시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는 라이브 방송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70대 노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기업은 없었다. 결국 그는 딸이 가지고 있던 화장품을 이용해 직접 뷰티 방송을 시작했다.

다행히 2021년 치료제가 의료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약값은 1회 3만 3000위안(약 74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덕분에 현재 아홉 살이 된 손자는 몸 상태가 좋은 날에는 학교에 다니며 또래 친구들과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주씨의 소원은 단 하나다. 손자가 언젠가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손자는 온라인으로 성악을 배우고 있으며, 앞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의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꿈도 품고 있다.

이에 주씨는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손자를 돌보는 주씨의 모습. 사진출처=더우인
손자를 돌보는 주씨의 모습. 사진출처=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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