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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응급 질환 섬 주민, 야간 긴급 이송 작전으로 살렸다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백령도에서 발생한 초응급 심혈관 질환 환자를 신속한 이송과 긴급 수술로 구했다.

이로써 인천 도서지역 중증응급의료 협력체계 및 다학제 협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백령도에 거주하는 오 모씨(67·여)는 지난 7일 저녁 지인들과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극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느꼈다. 처음에는 단순히 체한 증상으로 생각했지만 통증이 계속돼 인근 병원을 찾았다.

백령병원 의료진은 즉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했고, 검사 결과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인 급성 대동맥박리(Acute Aortic Dissection)로 진단했다. 대동맥박리는 심장에서 나온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서 혈관 벽이 분리되는 질환으로, 치료가 지연될 경우 사망률이 높은 심혈관 응급질환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고 판단, 즉시 소방헬기를 요청했다. 오씨는 해상과 육상을 오가는 긴급 이송 과정을 거쳐 8일 오전 0시 10분쯤 가천대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환자는 단순 대동맥박리를 넘어 뇌로 향하는 혈관과 복부대동맥까지 박리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대동맥판막 역류와 심장 주머니(심낭) 내 출혈까지 동반돼 뇌손상이나 심장기능까지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응급의학과 추승화 교수팀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철현 교수에게 신속히 연락했다.

박철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이지연 교수 등 수술팀은 박리된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인공혈관 치환술을 시행했다. 모두가 잠든 주말 새벽,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인 환자는 의료진들의 신속한 협진과 수술로 희망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오씨는 "야간 시간에 육지로 나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송 중에 잘못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긴급한 상태였는데, 어려운 병을 정확하게 진단해 준 백령병원, 야간에 빠르게 이송해 준 소방공무원, 주말 새벽임에도 신속하게 수술하고 치료해주신 길병원 여러 의료진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술 후 회복한 오씨는 지난 22일 퇴원했다.

박철현 교수는 "대동맥박리는 발병 후 시간이 곧 생존율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응급질환"이라며 "이번 사례는 백령병원의 신속한 진단과 이송 결정, 소방헬기 이송, 그리고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및 수술팀의 즉각적인 협진이 모두 맞물리며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환자는 뇌혈관 박리와 대동맥판막 역류, 심낭 출혈까지 동반한 매우 위중한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만 치료가 늦어졌어도 소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인천 도서지역 중증응급환자 진료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인천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인천에서 가장 먼 섬인 백령도를 비롯한 도서지역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백령병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6년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중증응급 이송·전원 및 진료협력 사업을 추진하며 지난달 5월 13일에도 현지를 방문해 백령병원 의료진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상시 협력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최초 민관협력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를 운영하며 서해5도를 포함한 의료취약지역 응급환자 이송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백령병원과의 원격협진 시스템도 가동해 현지 의료진이 중증환자를 진료할 때 전문의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도서지역 주민들이 지리적 한계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응급이송과 진료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환자가 퇴원한 이후에도 지역 보건-복지기관에 의뢰, 건강 회복 과정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동맥박리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흉통, 등 통증,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의료진은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단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즉시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가천대 길병원에서 대동맥박리 응급 수술을 받은 환자(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22일 퇴원 전 의료진(왼쪽부터 박찬욱 심장혈관흉부외과 선임, 박철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이지연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오준호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승화 응급의학과 교수 순)들과 병동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에서 대동맥박리 응급 수술을 받은 환자(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22일 퇴원 전 의료진(왼쪽부터 박찬욱 심장혈관흉부외과 선임, 박철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이지연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오준호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승화 응급의학과 교수 순)들과 병동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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