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성인 10명 중 4명은 매일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사용하고 있고, 5명 중 1명가량은 사용할 수 없을 때 금단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중독포럼(이사장 신영철)과 가톨릭대학교 조선진 교수 연구팀은 생성형 AI가 일상생활은 물론 정서적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용행태와 정신건강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최근 1개월 이내 생성형 AI 이용 경험이 있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이용경험과 정신건강: AI 리터러시와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사)중독포럼 14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생성형 AI 이용행동, 기대와 부작용에 대한 인식, 우울, 불안, 외로움 등 심리적 디스트레스, 생성형 AI 의존 관련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AI 리터러시 향상과 정신건강 보호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수행됐다. 조사는 미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2026년 5월 13일부터 5월 26일까지 전국 만 20~64세 생성형 AI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이용자 10명 중 4명은 거의 매일 AI 사용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4%는 생성형 AI를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활용 목적은 정보검색 및 학습(85.4%)이 가장 높았으며, 업무 및 과제수행(56.8%), 창작활동(19.0%), 의사결정보조(18.6%) 순이었다. 정서적 위안이나 고민상담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험도 9.4%로 나타나, 생성형 AI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정서적 영역으로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3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이용시간과 활용 빈도가 높았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정서적 목적의 활용 빈도가 높았다.
◇성인 10명 중 7명 "AI가 정신건강에 도움 될 것"
생성형 AI의 정신건강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높은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76.8%는 AI 상담의 익명성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75.4%는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72.8%는 생성형 AI가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64.2%는 향후 상담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생성형 AI가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심리적 지원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고력 저하·허위정보 우려"…기대와 함께 부작용도 확인
반면 생성형 AI 이용 증가에 따른 부작용 경험과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44.6%는 허위정보 관련 부작용에, 44.4%는 사고력 저하에, 39.0%는 학습능력 저하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특히 20~3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관계욕구 감소, 관계 회피, 외로움, 부정적 정서, 사고력 저하 등 다양한 관계, 정서 및 인지 영역의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성형 AI 이용시간이 길수록 관계 및 정서적 부작용과 인지적 부작용 경험 수준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용시간 길수록 우울, 불안, 외로움 수준 높아
심리적 디스트레스 분석 결과, 하루 평균 생성형 AI 이용시간이 길수록 우울, 불안, 외로움 수준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2시간 이상 이용 집단에서는 우울 위험군 비율이 41.2%, 불안 위험군 비율이 35.3%로 다른 이용자 집단보다 높았다.
또한 정서적 목적으로 생성형 AI를 자주 활용하는 사람일수록 우울, 불안, 외로움 수준이 모두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구적 목적의 활용 역시 우울 및 불안과 관련을 보였으나, 정서적 활용에서 그 관련성이 한층 강하게 확인됐다.
◇AI 의존의 가장 강력한 예측요인은 '정서적 활용'
AI를 사용할 수 없을 때 불안하거나 초조해지는 금단 증상을 보고한 응답자는 86명(17.2%)으로, 명확한 의존 징후를 가진 이용자가 약 6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의존 수준은 생성형 AI를 자주 사용할수록 높아졌으며, 특히 감정적 지지, 고민상담, 외로움 해소, 대화 상대 등 정서적 이용 패턴이 AI 의존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우울, 불안, 외로움 역시 생성형 AI 의존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생성형 AI가 인간관계와 정서적 욕구를 일부 대체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경우 의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AI 리터러시와 정신건강 보호 정책 마련 필요"
연구진은 생성형 AI가 정보 탐색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정신건강 지원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정서적 의존과 정신건강 위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선진 교수는 "생성형 AI는 정신건강을 위한 새로운 자원이 될 가능성과 위험요인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특히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20~30대는 가장 큰 수혜층인 동시에 위험 노출 가능성도 높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이용 목적과 이용 시간을 점검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자기조절 중심의 AI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며, AI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도 과도한 정서적 의존을 예방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정신건강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독포럼 'AI 리터러시 시대의 정신건강과 중독 대응 전략' 논의
한편 (사)중독포럼은 지난 26일 창립 14주년을 맞아 'AI 리터러시 시대의 정신건강과 중독 대응 전략: 근거 기반 인식연구와 한국형 치료전달체계 구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AI(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AI 리터러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하는 국민의 정신건강 인식과 중독 문제에 대한 예방적 개입 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국제적인 치료 기준과 국내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실효성 있는 '한국형 중독치료 전달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는 크게 3개의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AI 리터러시와 정신건강 인식 연구'(조선진 교수, 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중독학과)에서는 AI 환경에서의 정신건강 위험 요인 및 예방적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독 환자와 함께한 임상 경험의 기록: 치료와 회복에 대한 성찰'(신영철 교수, 중독포럼 이사장/강북삼성병원)에서는 현장에서 마주한 중독 치료의 현실과 회복에 대한 진솔한 통찰을 공유했다. ▲'한국형 중독치료 수준별 전달체계 구축 방안: 물질중독을 중심으로'(이상규 교수,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에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국형 치료 전달체계의 체계적인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중독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치료-재활 연계 전략'을 주제로 이해국 교수(가톡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가 좌장을 맡고, 백형의 교수(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와 장석용 교수(연세대학교 융합보건의료대학원), 김정화 센터장(광주북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 토론자로 참여, 다각적인 해법을 논의했다.
신영철 중독포럼 이사장은 "지난 14년간 중독포럼은 중독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적·공중보건적 과제로 바라보며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이번 세미나가 급변하는 AI 시대 속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보다 효과적인 중독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