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 암 발생뿐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암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호주 연구진은 성인 9만 1292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장시간 연속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여러 종류의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37~73세 성인들을 대상으로 손목 활동량 측정기를 24시간 착용하도록 한 뒤 약 일주일 동안 신체활동을 기록했다. 이후 평균 12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하며 암 발생 여부와 사망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30분 동안의 시간 중 90% 이상을 계속 앉아서 보내는 '장시간 좌식 행동'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은 3%,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9%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과 관련된 대장암, 췌장암, 신장암 등의 발생 위험은 5% 높아졌으며, 유방암과 간암, 갑상선암 등 당뇨병과 관련성이 있는 암의 위험 역시 5% 증가했다.
연구진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이 체내 만성 염증을 증가시키고 세포 DNA 손상을 촉진해 암세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체 활동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종양의 성장과 암세포 생존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중간중간 끊어주는 것만으로도 건강상 이점이 확인됐다.
앉아 있다가 일어나 잠시 걷거나 움직이는 등 좌식 행동을 자주 중단한 사람은 암 발생 위험이 6% 낮았으며, 비만 관련 암과 당뇨병 관련 암 위험은 각각 9%, 10% 감소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18%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특히 하루 30분의 앉아 있는 시간을 가벼운 걷기 같은 저강도 신체활동으로 대체하면 암 사망 위험이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중강도 운동으로 하루 30분을 대체할 경우 암 사망 위험은 8% 줄었고, 달리기나 수영, 오르막 등산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루 5분만 추가해도 전체 암 발생 위험은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장시간 앉아 있는 행동이 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좌식 생활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암 예방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좌식 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가 아니라, 중간중간 활동으로 끊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건강 지침은 중강도 이상의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벼운 움직임 역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