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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담합 신고하면 수천억 받는다?…포상금 규모 결정 요인은

공정위는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 7곳에 과징금 6천710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정위는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 7곳에 과징금 6천710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정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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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후 담합을 통해 유가를 폭등시킨 혐의를 받는 국내 정유사와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7월 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를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란 전쟁 후 담합을 통해 유가를 폭등시킨 혐의를 받는 국내 정유사와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7월 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를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월 1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설탕을 고르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이 사업자 간 거래에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합계 4천83억1천3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월 1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설탕을 고르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이 사업자 간 거래에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합계 4천83억1천3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7월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분 및 전분당 가격담합 사건 심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7월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분 및 전분당 가격담합 사건 심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미국·이란 전쟁 후 담합을 통해 유가를 폭등시킨 정유사들이 적발됐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서는 최근 담합 신고 포상금 상한 폐지가 담합 적발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추측글이 돌기도 했다.

실제 이전까지는 담합 같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이 최대 30억원이었지만, 올해 6월 18일 포상금의 상한을 폐지하는 고시가 시행됐다.

포상금은 담합 행위자들에게 부과되는 과징금의 최고 10%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번 정유사 담합을 두고는 2조원대의 과징금이 내려질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이 같은 규모의 과징금이 실제 부과될 시 신고자가 최대 2천억원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추측 글의 요지다.

그러나 과징금 규모가 크다 하더라도 포상금은 신고자가 제공한 증거 수준과 기여도 등을 엄격히 심의해 산정하는 만큼 최대 포상금이 지급되기는 쉽지 않다.

또 6월 18일 이후 접수된 신고·제보부터 바뀐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그 전에 조사가 시작된 정유사 담합 건에는 이전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신고포상금의 산정 기준은 무엇인지, 신고 포상금이 실제 부당 행위 적발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살펴봤다.

◇ 과징금 10%까지 포상금 지급 가능…증거 수준 따라 포상율 차등

이번 정유사들의 담합에 대해 신고자가 있다면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은 과징금 액수, 제보된 증거 또는 정보의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공정거래법 등 위반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포상금은 과징금의 최대 10%까지 상한(기존 30억원) 없이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구체적으로 위반행위의 유형과 조치 수준(과징금·시정명령 등), 신고 자료의 증거수준을 반영해 산정한다. 여기에 여러 요건을 고려해 30% 범위로 감액될 수 있다.

공정위는 과거 과징금 6천710억원이 부과된 제분사 밀가루 담합 사건을 예로 들며 포상금이 과징금의 10%인 최대 671억원(증거 수준 최상)까지 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담합의 신고 포상금이 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부당한 공동행위 사건에 대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에 부과 기준율(10∼20%)을 곱하고, 가중 및 감경 요소들을 반영해 책정된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직접 담합 규모는 총 14조2천억원이다.

이를 관련 매출액으로 삼고 부과 기준율을 15%로 책정해 정유사 사건의 과징금을 단순 계산할 시 과징금은 약 2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신고자가 존재하고 증거 수준이 '최상'으로 인정되면 과징금의 10%에 해당하는 산정 기준액(포상율)을 100% 적용받아 포상금이 대략 최대 2천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거 수준이 '하'(30%)인 경우에도 포상금은 약 640억원에 달한다.

다만 14조2천억원은 검찰 추산으로, 실제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서는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위반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단순한 의혹 제기나 이미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기여도를 인정받기 어렵다.

대체로 증거 수준이 '최상'(100%)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제보된 내용이 위반을 직접 입증하기 충분해 추가 조사가 거의 필요치 않을 정도여야 한다.

가장 낮은 '하'(30%) 또한 적발에 기여할 정도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야 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17억5천597만원)을 받은 고철구매 담합 신고자는 공정위에 담합 가담자 명단, 담합 내용 등의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다만 새 규정은 개정안이 시행된 6월 18일 이후 접수된 신고·제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그 전에 조사에 착수한 정유사 담합 건에는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6월 18일 이전에 정유사 담합을 신고했을 경우 신고자가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은 최대 30억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건에 대한 신고 혹은 제보가 존재하고, 조사 결과 거액의 과징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바로 포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증거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추후 신고포상금심의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제보 내용과 자료들을 검토해 산정해야 하고, 때에 따라 포상율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보와 신고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접수되고, 이중엔 단순한 의혹 제기가 대부분으로 신고 내용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증거 수준 '최상'이 달성하기 어려워 보일 수 있겠지만, 단서 제공에 대한 보상의 차원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한 변별력을 둬 기여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올해 수천억 과징금 사건 줄줄이…공정위 연간 신고포상금 지급 기록 경신될까

올해 상반기에만 굵직한 담합 사건 여러 건에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함에 따라 전체 신고 포상금 지급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공정위가 의결한 주요 과징금 사건만 해도 4대 시중은행의 정보교환 담합(2천720억원), 설탕 제조 3사의 공동행위(4천83억원), 제지업계 가격 담합(3천383억원), 밀가루 가격 담합(6천710억원),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7천476억원) 등이다.

이 같은 과징금 규모는 이미 역대 연간 최고 부과액인 2017년의 1조 3천308억원을 웃돈다.

특히 규정 개정 후 신고가 접수된 사건에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매겨질 경우 포상금이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

공정위가 지급한 역대 최고 신고포상금은 2021년 과징금 3천억8천300만원이 부과된 7개 제강사 고철 구매 담합 때 17억5천597만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이보다 과징금이 더 큰 사건이 있는 만큼 조만간 최고 신고포상금 액수가 경신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에 지난 몇 년간 30억원대에 머물다 올해는 17억원까지 떨어진 공정위 신고 포상금 예산이 충분한지도 쟁점이 되고 있다.

공정위 신고포상금은 최근 2년간 집행률이 40%대로 저조해, 올해 예산은 전년 31억5천만원 대비 46% 감액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도 예산 부족으로 지급이 어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해당연도 예산이 부족할 시 신고포상금심의위 심의로 다음 연도 예산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아놓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대부분 기업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며 "과징금이 결정된 해 신고포상금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후 예산 수립 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예산처도 공익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처마다 나뉘어 있는 신고포상금 재원을 통합 관리하는 '공익신고장려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개편안으로 40%대에 머물렀던 포상금 예산 집행률 또한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치 있는 정보는 대부분 해당 업무와 연관된 이들에게서 나오지만, 이들은 사실상 회사를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하므로 신고가 어렵다"며 "포상금을 대폭 상향해 내부 고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으니 이전보다 양질의 신고가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보상규모 충분히 클 때 내부고발 보상제도 큰 효과"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포상금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꿈의 숫자라고 하더라도, 신고포상금의 확대가 담합을 비롯한 각종 부당행위를 적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은 여러 논문과 보고서 등에서 제시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효과적인 자진신고 제도의 미래'(2023) 보고서에 따르면 보상 규모가 충분히 클 때 내부고발 보상 제도는 기업의 부정행위를 감지하고 처벌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1986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법무부가 정부 기금과 관련된 민사 사기 사건을 통해 회수한 총 726억 달러(약 107조5천억원) 중 69%(504억 달러·약 74조6천억원)가 내부고발자의 제보 덕분이었다.

2022년의 경우 미국 법무부가 정부 재정 사기 및 허위 청구 민사 소송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총 22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86%가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회수한 것이다.

OECD는 "보상금 제도가 아예 없거나 규모가 미미할 경우 직원들이 향후 겪게 될 직·간접적 보복 위험을 선제적으로 상쇄할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에 대한 신고포상금 제도의 개선방안' 보고서(2020)에서는 은닉 재산 신고 건수가 2006년 46건에서 2018년 572건으로 증가했고, 신고를 토대로 징수한 체납액이 2006년 6억3천800만원에서 2018년 80억 6천900만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 후 포상금 지급 대비 약 9.5배의 체납액을 징수했다며, 신고포상금 제도가 은닉재산을 찾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2017년 11월 회계부정 신고에 대한 포상금 한도를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자 이듬해인 2018년 신고 건수가 2017년의 44건 대비 111.4% 늘어난 93건을 기록했다.

금융위는 당시 "내부 제보자의 신고는 기업의 회계부정 방지 및 억제에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신고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향후 구체적인 증빙자료 첨부 등 질적 요건을 충족한 제보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부 제보자의 위험 부담을 고려하면 충분한 신고 포상금이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정 행위는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알기 어려워 내부자 제보가 적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고자는 심적 부담을 겪고,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일수록 가치를 높게 평가해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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