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는 영원하다. 시간은 흘러도 품격은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찾은 롯데스카이힐CC 제주(롯데스카이힐 제주)의 얘기다. 과거 VVIP들이 골프를 즐겼던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품격을 경험하며 제주를 새롭게 기억하게 만드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가족여행지로 손색이 없을 정도. 코스를 걷다 보면 잘 가꿔진 유럽식 정원과 일본식 정원을 차례로 거니는 듯한 느낌이다. 하늘과 바다, 산이 한눈에 어우러진 풍광은 한 폭의 그림과 같고, 오래된 나무숲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는 라운딩의 매 순간을 제주 여행의 한 장면으로 바꿔 놓는다. 그렇다고 골프 라운딩을 위한 환경 관리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더위에 약한 양잔디를 걷어내고 한국형 잔디로 과감히 교체, 사계절 내내 균일한 코스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비일상을 일상으로 만드는 롯데스카이힐 제주의 경험. 가족여행에서 한 발치 멀리 떨어져 있던 아버지를 위한 시간이다.
운동 넘어 고관여 취미로, 스포츠 관광 한 축
제주는 국내 대표 여행지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제주 하면 떠오르는 건 단연 올레길이다. 해안도로와 오름을 누군가와 천천히 걷고, 제주의 자연을 느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감성 여행의 상징이 됐다. '어머니와 딸'이 함께 걷는 길이란 이미지가 감성을 더한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하는 감성 제주 여행지는 없을까? 한 번쯤 고민했다면 해결책은 골프다. 골프는 나이와 실력, 성별을 모두 떠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 중 하나다. 남자들 세계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는 스포츠만큼 좋은 게 없다. 게다가 최근 대중화 바람을 타고 고관여 취미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골프장이 스포츠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행지로 각광받는 이유다.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단순 골프장을 넘어 스포테인먼트 관광지에 가까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잘 갖춰진 주변 인프라 때문이다.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주요 관광지가 많이 있는 서귀포시에 위치한다. 인근에는 다양한 가족형 숙박시설(제주아트빌라스, 펜션, 호텔 등)도 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취향에 맞춰 각자 다른 매력의 제주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 대여 장비를 잘 갖추고 있어 약간의 시간만 있다면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별 다른 준비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양한 형태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반려동물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 수요를 반영해 '반려견 동반 라운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4인 기준 1개 팀당 반려견 1마리까지 동반이 가능하며, 반려견 배변 봉투와 간식도 함께 제공한다.
라운딩을 즐길 인원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꼭 4인이 한 팀일 필요는 없다. 2인과 3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2인 플레이의 경우 코스 운영을 통해 일부 시간대로 운영을 제한한다. 주중 오전 8시 이전·오후 1시 30분 이후, 주말 오후 1시 30분 이후로 여행 시 라운딩을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2인과 3인 플레이의 경우 일정 비용(1인 10만 원)만 부담하면 골프를 치지 못하는 가족이라도 갤러리 형태로 함께 카트를 이용할 수 있다.
골프장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안다. 녹색 잔디가 펼쳐진 골프 코스는 주변 나무와 어우러져 단순히 라운딩을 즐기는 운동장이 아닌 잘 가꿔진 정원과 같다는 것을. 최근 방문한 롯데스카이힐 제주에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유독 많았던 이유다.
강상민 롯데스카이힐 제주 부총지배인은 "롯데스카이힐 제주의 코스 디자이너는 미국 100대 골프장 중 13곳을 설계한 거장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맡았다"며 "회원제인 스카이·오션 코스와 대중제인 포레스트·힐 코스로 구성됐고 모든 코스는 제주의 돌담과 숲,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한라산과 제주의 바다 조망을 비롯해 인위적이지 않은 천혜의 제주 자연환경을 한자리에서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2005년 문을 연 제주의 1세대 골프장에 가깝다. 세월이 더해지며 제주만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렇다보니 주변에 둥지를 틀었던 산새의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고 토끼, 고라니, 꿩 등의 야생동물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어 동반 갤러리라고 해도 지루할 틈이 없다. 빽빽하게 주위를 둘러싼 나무와 그 사이의 이끼, 주변 돌은 인근의 머체왓을 연상케 한다.
한국형 잔디의 손맛, 푸르름도 한가득
골프장이 스포츠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관광 경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라운딩 경험, 소위 말해 '손맛'이다.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매년 KLPGA 투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코스의 우수성과 안정성을 입증받고 있다. 특히 최근 대중제 골프 코스의 경우 잔디를 양잔디에서 한국형 잔디(난지형 잔디)로 교체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과감한 조치로, 사계절 내내 일정한 잔디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환이다.
강 부총지배인은 "제주는 최근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양잔디의 경우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폭염 등으로 타들어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해 골퍼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잔디를 교체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중제 코스의 한국형 잔디 교체는 직원들이 총동원된 대공사였다. 그는 "처음 공사부터 마지막까지 직원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게 없다"며 "이런 노력은 잔디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고, 하나하나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관리에 나사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제 코스의 경우 이용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지난 3월부터 티오프 간격을 기존 7분에서 8분으로 늘렸고, 프라이빗 체크인 동선과 전용 라커를 도입해 고객의 편의와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 잔디는 양잔디를 그대로 유지했다.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대중제와 다른 차별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회원제 코스와 대중제 코스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곳의 골프장에서 각각 다른 느낌의 손맛을 경험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