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김연아' 차준환(16·휘문고)이 준비한 평창 시나리오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차준환의 부진. 원인은 부상 탓이다. 부상을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경기 후에는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며 '피겨퀸' 김연아가 나선 시상식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사실 그는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작년 중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훈련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오른 발목에 염증이 생겼고, 이는 고관절 통증으로 이어졌다. 3월 대만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등에 참가하느라 치료시기를 놓친 차준환은 비시즌 동안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쿼드러플 점프를 단련하다 부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은 세계 수준에 다가서기 위해 비시즌 쿼드러플 점프에 사활을 걸었다. 쇼트에서 한차례, 프리에서 두차례 등 총 3차례 쿼드러플 점프 요소를 추가했지만, 이 과정에서 몸에 무리가 왔다. 설상가상으로 발에 맞는 부츠까지 찾지 못해 부상을 더욱 키웠다. 올림픽 출전 티켓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빙판에 나섰지만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부상으로 차준환의 평창 청사진이 모두 꼬였다. 당초 차준환의 올림픽 시즌 계획은 이랬다. 아시안 오픈 트로피에서 몸상태를 점검한 후 네벨혼 트로피에 승부를 걸 계획이었다. 이후 그랑프리 대회를 준비하며 12월과 내년 1월 열리는 2, 3차 선발전에 집중한 후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것이 대략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의 유망주로 톱10 진입까지 바라보던 차준환은 당장 올림픽 출전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차준환은 훈련을 쉬면서 국내에서 집중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남은 시즌에 대한 스케줄을 다시 짤 예정이다. 평창까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차준환의 몸상태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완벽히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