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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16·휘문고) 이전에 이준형(21·단국대)이 있었다.
하지만 맏형의 진가는 위기 속에 빛났다. 차준환의 부상으로 7월 1차 선발전에서 '깜짝 1위'에 오른 이준형은 9월 독일에서 열린 ISU 네벨혼 트로피에 한국 대표로 나섰다. 6위 안에 들어야 평창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벼랑 끝 승부. 이준형은 5위에 오르며 16년만에 한국에 올림픽 티켓을 안겼다. 한국 피겨를 지켜온 이준형은 스스로 그 결실을 따냈다. 이를 악문 결과였다. 허리가 조금씩 좋아지며 연습량을 늘렸고, 땀방울은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특히 차준환의 존재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 이준형은 "준환이가 너무 잘 타고 있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연습 때 더욱 뒤쳐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제 평창행까지 한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내년 1월에 열리는 3차 선발전에서 최종 주인공이 가려진다. 1위 이준형(1, 2차전 합계 459.12점)과 2위 차준환(431.58점)의 점수차는 27.54점.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준형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준형은 7월 선발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이준형은 "직접 따낸 출전권인 만큼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쿼드러플 점프는 3차 선발전에서도 뛰지 않을 생각이다. 이준형은 "연습은 하고 있지만,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선생님께서도 무리는 하지 말자고 하셔서 다음 선발전에서도 시도는 하지 않을 것 같다"며 "대신 트리플 악셀을 포함해서 트리플에서는 실수가 안나오게끔 그 부분에 집중해서 훈련 중"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