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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71회 남녀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 결승, 포스코에너지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벤치의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이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8번의 결승만에 드디어 이겼다. 너무도 간절했던 우승"이라는 유 감독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 감독 부임 후 9번의 대회에서 8번의 결승행을 이뤘다. 번번이 포스코에너지 등 강호들의 벽에 막혀 7회 연속 준우승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유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종합선수권 때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결의했다. 허리디스크 수술로 불편한 몸을 딛고 선수들과 밤낮없이 볼박스를 하며 와신상담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한국 남자탁구의 자존심이자 레전드인 유 감독의 눈가는 '우승 인터뷰' 내내 젖어 있었다. 눈물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2등은 없다. 새벽, 야간에 선수들을 야단치며 죽어라 훈련하던 생각이 났다"고 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