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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하나가 되지 못한 여자 팀추월 경기의 후폭풍이 거세다.
팀추월은 그런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경기다. 3명이 한몸이 되어야 한다. 3번째 최종주자까지 들어와야 끝난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줘야 하는 경기다.
하지만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경기는 아니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은 하나가 되지 못했다. 노선영이 마지막 코너를 돈 뒤 체력이 떨어지면서 뒤로 처졌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치고 나갔다. 노선영은 따라가지 못했다.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김보름이 2분59초대, 노선영은 4초 뒤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3분03초76, 8개팀 가운데 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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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게 들어온 노선영은 얼굴을 무릎에 파묻고 눈물을 흘렸다. 밥 데용 대표팀 코치가 위로했다. 2조 경기가 끝나자 순위가 4위로 밀렸다.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김보름과 박지우, 둘만 링크 안쪽 선수존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노선영도 따라나섰다. 자리를 옮긴 뒤에도 노선영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파묻고 혼자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밥 데용 코치가 다시 노선영을 위로했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노선영을 등진 채,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잠시 후 김보름과 박지우가 일어나 믹스트존으로 나갔다. 노선영은 혼자 라커룸으로 빠져나갔다.'
'작전미스'였을 수 있다. 의사소통이 안돼서 일 수도 있다. 노선영이 지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2018년 1월26일 보도>에서 밝혔 듯이 '따로 훈련'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노선영은 특정교 출신 일부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외부에서 훈련을 해오며 컨디션을 관리하면서 제대로 훈련을 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어쨌든 좋다. 아무리 그래도 "언니 괜찮아요", "고생하셨어요", "힘내요"라는 말한마디 건넬 수는 없었던 걸까. 눈물을 닦아주고, 등 한번 다독여 줄 수는 없었던 걸까. 팬들이 분노한 건 성적이 아닐 것이다. 하나 될 마음이 없었던, '따로 남'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처 뿐인 영광'보다 '하나된 최선'을 보고, 느끼고 싶다.
강릉=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