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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Live]'반전 동메달' 김태윤 "소치 땐 어렸고, 이번엔 즐겼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2-23 21:24



"소치올림픽 땐 어리고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즐기려 했다."

'남자 1000m 에이스' 김태윤(24·서울시청)이 생애 두번째 올림픽에서 폭풍질주로 꿈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생 김태윤은 23일 오후 7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 나섰다. 15조 아웃코스에서 캐나다의 알렉상드르 생장과 맞붙었다. 앞조 14조의 오다 타쿠로(1분08초568)와 샤니 데이비스(1분08초78)가 1분08초대의 호기록으로 중간순위 1-2위에 오른 상황, 김태윤이 스타트라인에 들어섰다. 안방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첫200m를 16초39로 통과했다. 이후 600m구간을 41초36, 가장 빠른 기록으로 통과하자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1분0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간순위 1위를 꿰찬 후 김태윤을 만족스러운 듯 두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16조에서 500m 금메달리스트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1분07초99로 김태윤을 앞섰다. 마지막 18조에서 1500m 금메달리스트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가 1분07초95 1위로 들어왔다. 김태윤이 누이스, 로렌첸에 이어 3위에 오른 후 환호했다. 깜짝 동메달이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링크를 질주했다.

김태윤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뜻하지 않게 메달을 획득해서 꿈 같다. 마지막 조 할 때 2위였던 것 만으로도 기뻤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메달을 땄다"며 "많은 응원에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

김태윤은 4년전 스물한 살의 나이에 첫 출전한 소치올림픽 남자 1000m에서 30위를 기록했다. 체중 감량과 주법 변경으로 기량을 끌어올린 김태윤은 지난 10월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 종목 1위로 평창행 티켓을 손에 넣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선발전 불과 이틀 후 지상훈련 중 넘어졌다. 무릎 인대를 다치며 일주일 이상 정상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올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고전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결국 해냈다.

김태윤은 "소치 땐 어리고 욕심있었다. 결과 안 좋았다. 이번엔 즐기려 했고 컨디션도 좋았다"며 "화천 전지훈련만 해도 스케이트에 생각하기 보단 즐겁게했다"고 했다. 이어 "(레이스를 마친 뒤)기록을 보고 순위 예상은 못 했지만 생각보다 좋아 메달 기대는 됐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올림픽서 메달 생각을 못했다. 탑10만 들자 생각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몸관리 해야 하는지, 어떻게 타야 할지 고민해서 4년 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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