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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마롱도 신이 아니라 사람인데… 과감하게 도전했다."
임종훈은 1세트를 11-5로 내준 후 2세트 심기일전했다. 마롱의 범실을 유도하며 4-1로 앞서나갔다.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화끈한 포어드라이브로 내리 2점을 따내며 6-4로 앞섰다. 7-7로 추격을 허용했으나 다시 2점을 내리 따내며 9-7로 앞섰다. 3세트에도 임종훈은 마롱과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초반 리드를 내줬지만 5-5의 스코어를 7-5로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8-6에서 마롱과의 질긴 랠리를 이어가며 9-6으로 앞서갔다. 11-7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를 5-11로 내줬지만 5세트 특유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선보이며 9-5까지 앞서나갔다. 9-8까지 쫓기며 위기를 맞았지만 11-8로 이겼다.
6세트 임종훈이 3-0, 5-2까지 앞섰지만 마롱이 6-5로 뒤집었다. 임종훈이 다시 1점을 따라붙으며 6-6 균형을 맞췄다. 마롱을 꼼짝없이 돌려세우는 드라이브로 1점을 추가했다. 철옹성같은 마롱이 흔들렸다. 11-9로 이겨내며 세트스코어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임종훈! 임종훈!" 사직체육관을 메운 탁구팬 600여 명의 뜨거운 함성이 울려퍼졌다.
올해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우승자, 중국이 자랑하는 최강의 에이스를 상대로 대한민국 탁구의 힘을 보여줬다. 경기 후 만난 임종훈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아쉬움을 되새겼다. 애써 마음을 추스른 후 "마지막에 과감하게 포어드라이브로 승부했다. 백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마지막 세트 7-10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10-10 듀스까지 승부를 이어간 힘에 대해 임종훈은 이렇게 답했다. "탁구선수라면 누구나 매치포인트에선 긴장된다. '마롱도 신이 아니라 사람인데…'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했다.
내년 세계선수권이 열린 탁구의 수도, 대한민국 부산에서 패기만만한 22살 에이스 임종훈의 분투가 눈부시게 빛났다. 임종훈은 "열렬히 응원해주신 부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세계 최고 마롱을 상대로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다. 패배를 통해 배우고 계속 성장해 갈 것이다. 오늘 같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세계선수권, 올림픽을 앞두고 큰 힘이 될 것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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