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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계획이요? 음…."
서채현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 플레이어'다. 2003년생인 서채현은 올해 처음으로 성인 무대를 밟았다. 데뷔 석 달여 만에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금빛 정상'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만 금메달 3개-은메달 1개를 거머쥐며 여자 리드 부문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8월 코카콜라 MVP도 그의 몫이었다.
"성인 대회 처음 나갔을 때 신기했어요. 대기실에서 몸 풀면서 다른 선수들을 많이 봤어요. 올 해 목표는 '결승에 한 번 가보자' 하는 것이었거든요. 하지만 첫 번째 대회에서 결승을 가게 됐고, 그 뒤에 금메달까지 땄죠. 물론 운이 따랐던 것 같아요. 제일 잘하는 선수가 준결승에서 실수하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서채현에게 스포츠클라이밍은 운명이자 인연이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인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익혔기 때문이다.
"일곱살에 시작했어요. 엄마와 아빠 덕분에 자연스럽게 접했죠.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동호회 분들과 대결을 했죠. 놀이였어요. 이기면 좋고, 지면 지는 대로 또 재미가 있었거든요. 다만, 어렸을 때는 추락이 무서웠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추락을 잘 하지 못했어요. 줄 묶고 하면 더 어렵거든요.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연스레 추락할 때도 겁을 먹지 않게 됐고요."
놀이로 시작한 스포츠클라이밍.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놀이를 떠나 인생의 전부가 됐다.
"취미는 태권도였어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했어요. 3품이요. 하지만 훈련 때문에 태권도장에 잘 나가지 못하게 돼 그만 뒀어요. 제가 여덟살 때부터 대회에 나갔는데, 두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하나는 자연 바위에서 높은 난도를 등반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세계 1위를 해보는 것이었죠. 올해 국가대표도 됐고, 세계 1위도 하게 돼 좋아요. 이제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처음에 스포츠클라이밍을 했을 때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도쿄올림픽에 종목이 생긴 만큼 올림픽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야무지게 말하던 서채현. 하지만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 순간이 있었다. 바로 친구들 얘기였다. "반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대회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자주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요. 제가 메달 땄을 때는 친구들이 케이크를 선물로 주기도 했어요." 그의 미소는 딱 고등학교 1학년의 얼굴이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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