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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 '환상의 복식조' 김정준(43·울산중구청)과 이동섭(50·제주도)이 도쿄패럴림픽 마지막 은메달을 따낸 후 가족들을 향해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애인 배드민턴은 이번 도쿄패럴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선수권 4연패에 빛나는 이 종목 세계랭킹 1위, 김정준은 단, 복식 모두 결승에 올라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2개의 은메달이었다.
김정준-이동섭조는 경기 초반 도쿄패럴림픽 남자 WH1 등급 단식 금메달리스트 취쯔모를 앞세운 중국에 고전했다. 중국은 1세트 초반 날카로운 드롭샷과 강한 스매시에 이은 정교한 네트플레이까지 선보이며 11-5로 앞서 나갔다. 기세가 오른 중국은 한국을 더 강하게 밀어붙였고, 당황한 한국은 손 한번 제대로 못쓰고 1세트를 10-21로 내줬다.
2세트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중국은 이번 대회 남자 WH2 등급 단식 은메달리스트 김정준을 놓아둔 채 이동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김정준이 위치를 옮겨가면서 막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한국은 2세트 초반 공격과 수비에서 범실이 잇따르면서 0-7까지 끌려갔다. 한국은 이동섭의 드롭샷 성공으로 첫 득점을 따내며 1-7을 만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점수가 2-12까지 벌어지면서 경기 분위기는 중국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한국은 13-16까지 추격했지만, 뒤집기에는 힘이 부쳤다. 2세트마저 14-21로 졌고, 결승전 시작 37분만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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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준, 이동섭은 "아쉽지만 홀가분하다"고 했다. "장애인 배드민턴이 처음 채택된 패럴림픽에서 첫 은메달을 딸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각오뿐"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세계랭킹 1위조'에 대한 심한 견제, 전력 노출이 많이 된 탓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밀이 많이 노출됐다. 다른 나라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고, 세계적으로 전력이 상당히 평준화됐다"고 했다. 이동섭은 "상대는 10~30대인데 나는 50살이 넘었다. 김정준 선수도 벌써 40대 중반을 바라본다. 체력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이 훨씬 좋았고, 스포츠 등급 면에서도 불리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3년 후 파리패럴림픽을 이야기하자 이들의 눈빛이 다시 빛났다. 결승에서 만난 중국조를 또 만날 가능성에 대해 두 선수는 "100%"라고 답했다. 김정준은 "오늘은 아쉽게 졌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 대결에선 반드시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설욕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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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 86명의 아름다운 도전, 도쿄패럴림픽 13일의 열전은 이날 김정준-이동섭의 은메달로 마무리됐다. 이들이 던진 마지막 메시지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었다. '소문난 딸 바보' 김정준은 "딸들에게 금메달을 따간다고 약속했는데 '아빠, 은메달 2개 땄다. 많이 좀 봐주라'"며 웃었다. "두 딸에게 하나씩 은메달을 나눠줄 생각"이라더니 "아내가 패럴림픽 훈련기간 내내 혼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내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역시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아내, 아들, 딸을 못본 지 한 달이 넘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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